렌즈야 놀자190422

 

글.사진: 유 재 력

무엇을 찍었느냐

무엇으로 찍었느냐는 자유다.

그러나 무엇을 얻었느냐는 자유롭지 못하다.

 

현 시중카메라의 가격의 고하, 크롭 풀 프레임을 막론하고 일반 사용 범위 내의 결과물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시중에 30만원이면 번들 렌즈 까지 붙여 살 수 있는 Nikon D3100과 그 50배는 주어야 렌즈 붙여 살 수 있는 Leica 디지털 카메라와의 결과물 비교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차이를 말할 수 있을까.

 

사진은 선예도, 왜곡, 수차 등의 과학적 결과물로 평가되기보다 감성적 느낌이 앞선다.

색감, 계조, 콘트라스트 그리고 화면 전체에 흐르는 정서적 느낌이 사진의 완성도를 결정한다.

카메라가 메커니즘 적 기능을 갖고 있다면 렌즈는 사진의 결과물을 만드는 소프트웨어적 기능이다. 렌즈로 감성을 담을 수 있다는 말이다

 

때 지난 구세대의 골동 렌즈가 충무로 한 구석에서 신선한 바람으로 많은 마니아를 갖고 있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렌즈를 분해 그 중 일부의 렌즈 부품만으로 뿌옇고 메랑꼬리한 화상을 만드는 사진가들이 늘고 있다.

 

필름 시절 소프트 렌즈는 고가의 렌즈들이다.

지금도 100년이 지난 Dallmeyer의 soft lens는 몇 천불을 호가한다.

Voightlander의 Universal Heliar가 그렇고 Wollensak Vitax도 5,000불을 호가한다.

최근의 소프트 렌즈인 Rodenstock의 Imagon도 당시에는 고가의 렌즈였다.

 

소프트렌즈는 크게는 두 분류로 정의할 수 있다.

첫 번째 예로 초점이 명확하지 않고 상을 약간 뭉갠 듯한 소프트 렌즈가 있다. 이 렌즈는 인물용이라 할 수 있으며 거친 피부나 일반 피부의 디테일을 흐리게 만들어 고운 피부로 보이게 하는 특징이 있다.

두 번째론 약간 안개 낀 것 같이 전체 화면이 흐리면서 하이라이트 부분에 번짐 현상을 주어 환상적 분위기를 만드는 렌즈가 있다.

 

 

그러나 이런 고가의 렌즈의 효과를 디지털 시대엔 쉽게 얻을 수 있다.

간단히 필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로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현 렌즈메이커들은 과거와 같은 형식의 소프트 렌즈는 생산하지 않는다.

그러나 필터로도 소프트웨어도 못 만드는 소프트 효과를 만들 수 있다.

 

모든 볼록렌즈는 어떤 형태로든 실상의 초점을 맺는다. 여러 형태가 될 수 있는 불록렌즈들은 각 면의 휘어진 형태와 재질에 따라 중심과 가장자리의 초점이 변하지만 한 장의 불록으로는 사진을 만들 수 있는 영상이나 확대경 망원경 등 목적으로 불완전하다. 그래서 최소한 다른 한 오목 렌즈와 결합 해 한 군의 렌즈를 만들던가 아니면 불록과 오목렌즈를 서로 독립되게 간격을 둔 렌즈 조합을 만들어 간단한 확대 렌즈로 만들고 있다.

 

필름 시대의 사진가는 LUPE 라는 확대경으로 필름의 선예도를 보고 검토했다. 지금은 그 LUPE가 한 구석으로 또는 잊혀 진 도구로 어디에 두었는지 생각이 안 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시절 LUPE는 싸지 않은 필 수 도구였다.

 

LUPE는 사진용 렌즈가 아니라 초점이 맺히는 방식이 다르다. 색수차교정은 어느 정도 되어 있으나 구면수차 교정은 사진용 렌즈와는 다르다.

이러한 사진용이 목적이 아닌 렌즈는 어떠한 영상을 만들까.

 

 

대개의 LUPE렌즈로 맺히는 사진 상의 이미지는 콘트라스트가 약한 뿌연 상을 맺으며 배율이 높은 렌즈는 소용돌이 모양의 가장자리 상이 맺힌다.

조금은 현실적이 아닌 상을 얻을 수 있으며 근접 촬영에서는 독득한 Bokeh의 상을 얻을 수 있다.

LUPE 렌즈는 확대 배율에 따라 또는 제작 회사에 따라 많이 다른 영상을 얻을 수 있다.

LUPE를 사진용으로 제작하기 위해선 싸지 않은 비용이 든다. 그러나 누구나 가질 수 없는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LUPE렌즈로 제작하기 전 그 렌즈가 만들어 주는 영상을 테스트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