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샹송 김주연 콘서트 "그대를 처음 본 순간 빠담, 빠담, 빠담"
마담샹송 김주연 콘서트 "그대를 처음 본 순간 빠담, 빠담, 빠담"
  • 박미애 취재국장
  • 승인 2019.06.11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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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송에 매혹되고 마담샹송에게 매혹되는
마담샹송밴드의 세 번째 단독콘서트
2019년 6월 26일 저녁 7:30, 롯데백화점 일산점, 9층 롯데문화홀
입장료 : 2만원

마담샹송 김주연 – 보컬, 아코디언
세션 : 데자뷔 정재영
기타, 코러스/ 이주은 - 퍼커션

 

 

아빠는 엄마를 좋아해의 원곡,

~ 샹젤리제의 익숙한 멜로디,

영화 인셉션의 테마곡,

전세계에서 그대로 쓰이는 라비앙로즈’,

 

이 노래는 모두 프랑스의 노래, 샹송이다. 동요는 물론이고, 광고, 드라마, 영화, 연극 등 샹송은 의외로 우리 삶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최근 다시 활동을 시작한 1960년대 최양숙은 이런 분위기에서 샹송을 한국어로 바꾸어 불렀고, 1970년대 중반 패션모델로 활동하던 루비나가 가수로 방향을 전환해 많은 사랑을 받았고 1980년대에는 '당신은 안개였나'로 유명한 이미배는 샹송뿐 아니라 샹송풍의 노래들을 발표했다. 이후 권진원과 몇몇 가수들도 샹송을 불렀다. 실제로 1960~70년대 우리나라에서는 샹송과 깐조네 등이 팝송만큼(혹은 그 이상) 있기 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의 50대 이상들 가운데에서는 샹송을 듣고 그리워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많다. 옛 추억에 젖어 즐거워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신청하기도 한다.

마담샹송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김주연은 샹송을 부르는 가수다. 여고시절, 프랑스어 수업을 들으며 처음 배운 노래 고엽(Les Feuilles Mortes)’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영어와 달리 프랑스어는 그녀를 끄는 특별한 것이 있었고, 대학 전공으로 선택하였다. 대학 1학년 때에 프랑스어 연극대회를 위해 온 여름을 바쳤을 만큼, 그녀의 또다른 사랑은 무대에 있었다. 6살 무렵 피아노와 사랑에 빠졌었고, 중학 2학년 때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보고 매혹되었다. 아니, 사실은 5~6살 무렵 보았던 음악극 꽃샘이 이미 그녀를 흔들어놓았을 것이다. 그렇게 그녀의 삶은 노래, 피아노, 연극, 춤 등 공연예술에 있어왔다. 어린 시절부터 성당에서 미사 진행과 노래를 했고, 학급 반주를 했었다. 중학시절 내내 합창대회 지휘를 했고, 명성 높은 숭의여고 합창반에서 훈련받았다. 대학에서도 원어연극 외에도, 샹송 대회, 프랑스 축제 등에 열심히 참여했고, 통기타 노래 창작 동아리 활동을 하며 가수 고 김광석을 만나기도 했다. (20년째 그녀는 그가 만든 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실 그녀는 더 많이는 관객이었다.

마담샹송-김주연
마담샹송-김주연

 

 

어린 시절부터 초대권을 받아 오케스트라와 다양한 공연을 보러 다녔으며, 뮤지컬을 보고 싶어 초대권 응모의 달인이 되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본격적으로 음대의 재즈피아노과 시험을 보기도 하고, 에이콤의 뮤지컬아카데미를 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일종의 무대공포증을 겪으며 그녀는 무대의 꿈을 접고 취업을 하게 된다. 국가적 경제 위기와 함께 84:1의 경쟁률을 뚫고 그녀는 가톨릭해외원조기구의 한국지부에서 홍보담당자가 되어 14년을 일했다. 처음 몇 년은 모든 것이 재미있었다.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도 좋았고, 포스터, 소식지, 학술지, 웹사이트, 이메일뉴스레터 등의 기획을 담당했다. 유럽과 미국의 자료들을 통해 진정한 나눔과 협력을 고민하고, 홍보의 엄격한 기준 등을 배웠다. 교회 조직을 넘어 새로운 미디어와 사회복지의 흐름을 알고자 많은 이들과 교류했다. 주일학교 교사 10년만에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청소년복지를 공부하여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시간이 흘러도 가라앉지 않는 마음의 북소리로 괴로웠다. 취업을 하며 적지만 안정적인 급여를 받으며 재즈피아노, 재즈보컬 등의 렛슨과 재즈아카데미 등에서 공부를 했다. PC통신 시절부터 온갖 연극과 음악, 춤 동아리 활동을 했으며, 이런 활동은 언제나 무대의 공연으로 결실을 맺곤했다. 특히 둥근소리(김광석 동호회)에서 만난 친구들과 밴드 활동을 하기도 하고 매년 열리는 음악회를 기획하고 출연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늦었다는 생각에 충무아트홀 공연기획아카데미,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적기업아카데미 등에서 어떻게든 무대 주변의 조력자로 살 방법을 궁리하기도 했다.

마담샹송밴드-이주은(퍼커션)
마담샹송밴드-이주은(퍼커션)

 

1997년 교황과 함께 하는 세계 청년대회에 참가하며 처음으로 프랑스럴 방문했던 그녀는 행사 후 오직 뮤지컬만 볼 생각으로 런던을 찾아갔었다. 다이애너비의 사망사고로 슬픔에 잠긴 런던에서는 한 편의 뮤지컬을 보았을 뿐, 그토록 가고 싶던 에딘버러행도 불발되어 돌아왔다. 2007년 뉴욕에 간 이유도 오로지 뮤지컬을 보기 위해서였다. 휴가를 내어 10일 동안 뮤지컬 5편과 연극 1편을 보고 돌아왔다. 이러한 열망들은 점점 커져, 마흔이 되던 해 그녀는 안락한 직장에 오랫동안 품어온 사표를 던지고 몇 년간 모은 전셋돈을 뽑아 세계여행길에 오른다. 그 여행은 그녀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를 가르쳐주었다. 공연과 축제, 노래와 춤을 찾아다닌 600일의 여행. 그녀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했는데, 사람들 앞에 설 때면 그렇게 샹송을 불렀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필리핀 마닐라의 번화가 거리무대에서, 프랑스 리옹의 뒷골목 바에서, 영국 에딘버러 생태마을의 생일 파티에서, 노르웨이 플람의 팬케익 산장에서, 캐나다 몬트리올을 6개월만에 떠나면서... 뉴욕에서는 두 달 동안 뮤지컬 노래 렛슨 받으며 겨울 공원에서 노래부른 게 전부이고, 몬트리올에서는 날마다 시내 언덕에 올라 혼자 노래를 부르는 것이 일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살아야하는지를 알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렇게 꿈처럼 뮤지컬 원스에 참여하게 되고, 배우이자 뮤지션으로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이제 6년차, 지금 그녀는 샹송가수로 강호에서 맹 활약 중이다.

뮤지컬 원스에서 오랜 꿈이었던 아코디언을 배운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음악극을 만들어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와 한강몽땅축제, 광주양림살롱 등에서 공연을 했다. 모두 에디뜨 삐아프의 샹송에 그녀의 이야기를 담은 30분 정도의 2인극이었고, 그녀는 극작, 노래, 연주, 연기를 했다. 이후 사회복지사의 경험을 살려 미혼모들과 함께 하는 토론연극 워크숍에 참여하게 되면서, ‘미모되니깐’, ‘기후야 돌아와’, ‘내가그린기린그림’, ‘우리집에 왜왔니등에 배우, 연주자, 조연출 등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예술가로서의 삶은 척박했다. 공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시도하다 지인의 추천으로 정신병원 사회사업실에 파트근무를 시작한다. 연극심리상담사(전 연극치료사) 자격증을 따서 환우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한때는 여성문화예술단체에서, 한때는 가톨릭연극단체에서 일을 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색을 깨달은 그녀는 이제 음악에만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그 결심은 이번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프랑스 파리로 1년여의 유학길에 오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마담샹송밴드-정재영(기타)
마담샹송밴드-정재영(기타)

 

이번 공연은 그녀의 공식적인 3번째 단독콘서트이면서 지난 413일 홍대 베짱이홀에서 열렸던 콘서트의 앵콜 공연이기도 하다. 부제는 샹송으로 듣는 사랑이야기’. 잘 알려진 샹젤리제부터 장밋빛인생, 후회하지 않아, 빠담빠담 등 에디뜨 삐아프의 대표곡들, 그리고 그녀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엄마, 세상에서 가장 예쁜’, 그녀가 프랑스어로 번안한 가요들도 들려준다. 또한 새로운 도전을 향한 그녀의 마음을 노래에 담아 들려줄 예정이다. 그녀의 공연은 그녀의 다양한 삶의 경험들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노래에 연결되어 조금은 낯설 수 있는 샹송을 즐겁게 듣게 해주는 매력을 갖고 있다.

20190413-쉼콘서트
20190413-쉼콘서트

 

레파토리

Sous le Ciel de Paris / 빠리의 하늘 아래

Les Champs-Elysées / 샹젤리제 거리

Mon mec à moi / 내 남자

La Vie en rose / 장밋빛 인생

Maman, la Plus Belle du Monde/ 엄마, 세상에서 가장 예쁜

Non, je ne regrette rien / 아니오, 나는 아무것도 후회 안해요

L’Hymne a l’amour / 사랑의 찬가

Padam padam / 빠담빠담

Parole parole / 빠롤레빠롤레

프랑스어로 부르는 가요 장미

 

함께하는 연주자들은 1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 온 이들로 월드뮤직 뮤지션 데자뷰 정재영이 기타를 연주하고, 어리지만 프로무대에서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퍼커셔니스트 이주은이 함께 한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손덕기씨는 고교 시절, 숭의음악당에서 대형 콘서트를 기획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00회 이상의 공연을 기획하였다. 현재는 고양, 일산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자신의 이름을 건 손덕기 쉼콘서트두레콘서트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마담샹송 김주연 음반을 사러 종로 음반가게를 뒤졌다. 결국 에디뜨 삐아프 음반을 샀는데, 너무 슬프더라.” “목소리가 밝으면서 힘이 있어서 좋다.” “노래도 좋고, 앞부분에 읊어주는 곡의 해석이 정말 좋다.” “마치 뮤지컬 한 편을 보는 기분이다.” “가사를 모르는데 눈물이 나더라. 이것이 음악의 힘이라고 생각했다.” “감동적이다. 다른 이들에게 소개해주고 싶다.” “우리 행사에 와 줄 수 있겠나?”

 

마담샹송. 생소하긴 하지만 네이버와 유투브에 그녀에 대한 자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음반을 내자는 제안도 있다. 기획자들도 이런저런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다. 보기 전에는 그녀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던 이들이 그녀의 노래를 듣고 나면 그녀를 다시 보게되곤 한다. 그래서, 그녀는 새로운 도전을 하려 한다.

 

이번 프랑스 유학에서 그녀는 프랑스어를 더 공부하려 한다. 발음이 좋다고 평을 듣는 그녀이지만, 발성과 관련된 조음을 위해 그리고 프랑스어로 두 곡의 한국 노래를 번안했지만, 프랑스어로 노래를 만들기 위해 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기간 동안, 그녀가 좋아하는 샹송이 탄생한 고장에서 샹송의 역사와 현재를 찾아보고, 프랑스의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현 시대에 어울리는 음악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물론, 에디뜨 삐아프 Edith Piaff의 무덤과 생가 등을 찾아 그녀와 깊이 만나보고, 대학시절부터 좋아해 온 Patricia Kass, 몇 년 전부터 그녀를 매료시킨 ZazLouane 같은 핫한 가수들을 만나보는 것도 드림 리스트에 들어있다.

 

그녀는 6/26일 일산 공연을 마치고 28-30일에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 높은 남이섬상설공연에 출연한다. 그리고 1년여 동안은 아마도 그녀의 단독 공연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면 이미 여름 속으로 성큼 들어와버린 듯한 6, 어쩌면 장마가 찾아올 지도 모를 6월의 말, 어느 수요일, 축축하게 젖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샹송에 담긴 사랑이야기를 들으며 뽀송뽀송하게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지? 기자가 알아낸 바로는 그녀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유명한 싱어송라이터가 깜짝 게스트로 나올 것이라고 한다. 남부러운 인생을 살아가는 마담샹송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며, 입장료 2만원의 행복은 충분히 의미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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