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원사진전‘움직이는섬’
장남원사진전‘움직이는섬’
  • 장규성
  • 승인 2019.06.1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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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움직이는 섬 :장남원
◦ 전시 장소: 갤러리두인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28길 25)
◦ 전시 기간:2019년6월 14일(금) ~ 7월 12일(금)
◦ 전시 문의: t. 02-567-1212www.gallerydooin.com

 

 

갤러리두인은세계적인 수중사진 작가로 알려진장남원의 개인전 《움직이는 섬》을 개최한다.중앙일보 사진기자로 23년간 취재 현장을 지킨 작가는 신문사를 떠난 후 수중사진에 집중했다.1979년부터 물속을 들어가 사람의 발길이 닿지 못하는 세계의 물속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 속의 때묻지 않은 자연과 생물의 모습,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의 표정들을 카메라에 담아 왔다. 그는 우리나라의 미개척분야의 수중사진을 예술사진의 한 장르로 발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번 전시는 태평양 적도 부근 섬나라 통가 해역에서 찍은 고래 사진이 전시된다. 매년 7월경 이 해역에 혹등고래들이몰려든다.산호섬이 많고 수심이 얕아 천적인 상어와 범고래가 적어 새끼를 키우기 적당한 장소이기 때문이다.혹등고래는 이곳에서 새끼를 낳아 10월까지 약 4개월간 키우고, 어미는 성장한 새끼와 함께 남극해로 내려간다.여름철이 되면 전 세계 수중사진 전문가들이 혹등고래를 찍기 위해 모여든다. 장남원 작가는2007년부터 여러 차례 이곳을 들려 촬영했고, 그 중선별된 17여 점의 사진이 이번 전시에 소개된다.작품은 자연의 깨끗하고 단순하면서도 원초적인 느낌이 표현하고자흑백으로 완성했다.

 

 

수중은 물론이고 반수면 사진기법으로 촬영한 사진도 전시된다.카메라 렌즈를 수면에 반쯤 담가 물속의 고래, 물밖의 파도와 배를 한 앵글에 담는 기법이다. 망망대해에 떠서 거대한 혹등고래를 이 기법으로 찍기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고래가 물속에서 호흡하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공기통 없이 숨을 참고 잠수해서 촬영한다. 고래가 노는 지점 근처에 배를 대고 맨몸으로 카메라만 들고 내려가 1분 정도 숨을 참고 찍은 뒤 다시 배로 올라오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작가는 바닷속 가장 큰 생명체인 고래를 찍으면서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낀다고 말한다.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과 자연이 교감하며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길 바란다

 

● 작가 노트

 

고요하던 바다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한다. 배가 마구 요동을 친다. 그러더니 바다가 갈라지며 집채만 한 시커먼 그 무엇이 하늘로 치솟는다 고래다. 정말 거대하고 어마어마하다 고래를 보는 순간 나의 심장은 쿵쾅쿵쾅 뛰기 시작한다. 드디어 그리던 친구를 만난 것이다. 고래는 나에게 서서히 다가온다. 나는 처음엔 무서웠지만 우리는 이내 친해져 같이 헤엄을 치기 시작했다 조금 있으려니 또 다른 친구가 아이 하나를 데려왔다. 생후 1개월 정도 키는 약 5m 새끼고래다 이 아이는 처음엔 경계하더니 이내 마음을 풀고 나에게 동요도 불러주고 황소울음도 흉내 내며 나를 즐겁게 해준다. 우린 해 질 무렵까지 같이 놀다가 헤어졌다. 내일은 서울 얘기를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숙소에 돌아와 누워있으려니 그 친구들이 눈에 어른거려 잠이 안 온다.

 

나는 고래를 만나러 이 먼 적도까지 며칠을 걸려 왔다. 그들을 만나고 같이 생활하면서 너무 정이 들었다.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친구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고 슬퍼진다. 어미는 새끼에게 젖 물리며 키우는 동안 자기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지방을 태워가며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3~4개월을 열심히 키운다. 새끼가 길떠날 수 있게끔 성장하면 비로소 남극으로 떠나는 것이다. 가는 동안 범고래, 타이거샥등 많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으나 힘들게 피해 남극에 도착할 즈음 가장 잔인한 포경선이 길목을 지키고 있다. 운이 좋은 친구는 포경선을 피해 살아나가겠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는 그먼길을 어렵게 와서 마지막에 인간에 의해 처참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정말 마음이 아프고 슬프다.

 

나는 가끔 저 큰 바다에 나가 서성이곤 한다. 어느 순간엔가 나의 친구 고래가 뛰어올라 나를 부를 것만 같아서다.그는 항상 나를 기다릴 거다 말은 하지 않아도 나를 지켜 보고 있을 거다. 그는 항상 나를 생각하고 걱정할 거다. 잘살고 있나 어디 아프진 않나 남하고 싸우진 않나?어디 가서 배회하고 있지나 않나 항상 염려하고 있을 거다.고래는 내가 아프면 그도 아파한다.고래가 사는 바다는 내 마음의 본향이다. 장남원 -

● 작가소개

 

장남원(Chang Nam Won)

 

장남원은 23년 동안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근무하며 판문점,국회,공항,청와대 출입기자로 일했다.남북 고위급 회담 평양특파원과 소말리아 내전,르완다 내전,걸프전 등 많은 분쟁 지역에서 종군기자로 활동했다.외에도 국내외 많은 역사의 현장에서 항상 뉴스와 그 자리를 같이했다.아직도 아픈 역사를 안고 수중에 잠들어 있는 태평양전쟁의 참상을 수중 취재해 세상에 알리기도 하였다. 1979년부터 수중 촬영을 시작해 전 세계 바닷속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저서로는 <물고기엔 물고기만 사나>, <나는 수중사진을 한다>가 있고,사진집으로 <MARE>, <POSTCARD FROM THE SEA>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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