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모스타르(MOSTAR)
내전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모스타르(MOSTAR)
  • 박미애 취재국장
  • 승인 2019.07.0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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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웃을 종교와 민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총을 겨누다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이 남아있는 곳!

모스타르(Mostar)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Bosnia & Herzegovina)에 있는 도시이자 자치제이며, 네레트바 강에 자리잡고 있다. 모스타르는 네레트바 강 바로 위 다리를 지켰던 "다리 파수꾼들"을 뜻하는 mostari로 이름이 지어졌다.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던 동안에 스타리 모스트라는 다리가 건설되었고, 모스타르의 상징들 중 하나가 되었다. [위키백과]

 

스타리 모스트 Stari Most (Old Bridge)’는 오래된 다리라는 뜻이며, 오스만 투르크가 이 지역을 점령한 뒤 네레트바 강을 건너기 위해 건설한 다리로 1557년 시작, 9년의 건축 기간을 거쳐 1566년 완공되었다. 당시에는 아치 하나로 세계에서 가장 긴 단일 구간의 거리를 연결하는 다리였다 한다. 석재만 이용해 만들어진 거대한 아치는 당시 오스만 투르크의 건축 기술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모스타르는 네레트바 강을 중심으로 보스니아인이 거주하는 지역과 크로아티아인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유고슬라비아 내전이 일어나기 전에는 세르비아인도 상당히 거주하고 있었으나 전쟁 이후 대부분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으며, 지금은 보스니아인과 크로아티아인이 도시를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한다. 스타리 모스트로 인해 두 지역을 이어줄 뿐만 아니라 카톨릭 문명과 이슬람 문명을 이어주는 상징적 의미도 있는 것이다.

 

유럽을 휩쓴 여러 번의 전쟁 속에서도 건재했던 스타리 모스트는 유고슬라비아 내전 당시 크로아티아의 포격에 의해 파괴되었다. 이후 유네스코의 지원으로 복구되었으며, 1999년 강에서 건져 올린 석재 파편 1088개를 사용해 만든 30미터의 이슬람식 다리로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준공식 때에는 영국 찰스 황태자와 세계 각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하여 이들의 평화를 기원하기도 했다.

다리입구엔 지난날의 친구가 적이 된 내전을 잊지 말자는 뜻으로 세운 표지석이 있다.

 

발칸 분쟁으로 격전지가 되기 전까지 교회와 모스크가 나란히 공존하던 마을!

주로 가톨릭인 크로아티아 사람들, 정교회 세르비아 사람들, 무슬림 보스니아 사람들, 유대인까지 다양한 종족과 문화적 배경이 섞여 살았던 곳. 하지만 냉전 직후에 불거진 민족 갈등이 종교와 문화적 차이까지 적대시하게 만들었다.

 

세르비아 민병대의 보스니아 마을 공격으로 시작된 보스니아 내전(1992~1995)NATO의 개입과 미국의 중재로 39개월 만에 끝났지만, 97000명이 사망하고 인구의 40%에 가까운 180만 명의 난민을 발생시켰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독립하는 과정에서 모스타르에서 있었던 내전은 다른 지역에 있었던 보스니아 내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보스니아 내전은 유고연방 해체과정에서 독립을 요구하는 보스니아와 크로아티아인 등을 상대로 벌인 세르비아 군의 학살사건이다. 그러나 모스타르 내전은 같은 나라에 살면서 카톨릭을 믿는 크로아티아계 사람들과 이슬람교를 믿는 보스니아인들 사이의 전쟁이었으니, 보스니아 내전 중에 일어난 또 하나의 내전이었다.

크로아티아 정부의 지원을 받은 모스타르의 크로아티아계는 보스니악(이슬람을 믿는 보스니아인)을 몰아내기 위한 공격을 시작하였으며, 이곳에 살던 수천 명의 보스니악을 강제로 추방하는 과정에서 인종청소라 불리는 학살을 자행하였다고 한다. 모스타르 내전이 더욱 비참했던 이유는 같은 지역에 살면서 서로 알고 지내던 이웃을 향해 종교와 민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총을 쏘았기 때문이다. 내전이 끝난 후에도 이 도시의 서쪽은 크로아티아계로 그리고 동쪽은 보스니악으로 완전히 갈라졌다. 19942월 국제사회의 개입으로 크로아티아는 영토 확장을 단념하고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유고연방 시대의 영역 그대로 독립을 한 것이다.

 

스타리 모스트의 명물 중 하나는 매년 7월의 마지막 일요일에 벌어지는 다이빙 대회다. 네레트바 강은 유속이 빠르고 수온이 상당히 차기 때문에 숙련된 다이버가 아니면 쉽게 다이빙하기 어렵다 한다.

 

아치형 구름다리는 경사면이 완만한 비탈에 가까운 돌바닥이라 매우 반들반들해서 약간 물기만 있어도 미끄러지기 쉽다. 다리를 건너 구시가 골목에 접어들면 무슬림들이 살았던 지역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좁은 길에 양옆으로 터키식 장신구나 찻잔, 직물을 파는 상점들이 눈에 많이 띈다. 터키의 영향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라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조약돌로 장식된 바닥이 인상적이다.

아름답지만, 우리와 같은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이 남아있는 곳!

총탄의 흔적이 건물 곳곳마다 남아 있어, 그 당시의 상황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

모스타르(MOSTAR)’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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