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샤우덱(Jan Saudek, 1935~)의 외설적인 언어
얀 샤우덱(Jan Saudek, 1935~)의 외설적인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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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1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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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샤우덱(Jan Saudek, 1935~)의 외설적인 언어

 

: 김영태 / 사진문화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술의 역사나 지식은 서구중심의 역사다. 그중에서 사진의 역사를 살펴보면 사진의 발명국은 프랑스, 영국 등이고, 예술사진이 꽃핀나라는 영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저널리즘사진의 토대를 마련한 나라는 독일이다. 1950년대 전후로부터 1980년대까지 예술사진을 주도한 국가는 미국이다. 이처럼 사진의 역사를 주도한 나라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다.

 

그런데 서구권이 아닌 국가의 작가 중에도 20세기중반부터 주목받은 작가가 있는데, 그중 한사람이 체코출신의 작가 얀 샤우덱이다. 작가는 사진사적인 전시인 <인간가족>의 영향을 받아서 사진작업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을 주된 표현대상으로 삼았고 초기에는 휴머니즘적인 사진작업을 했다. 다른 비서구권사진가들처럼 인간가족전은 그의 사진작업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 이후 본격적으로 사진작업을 하면서 자신의 성적인 관심사, 정체성, 체코의 고유한문화 및 정서 등이 어우러진 작업을 발표했다.

작가는 공산체제하에서 암암리에 지하공간에서 사진작업을 했다. 이웃을 비롯한 지인들을 모델로 삼아서 인물사진을 찍었다. 모델들에게 퍼포먼스와 같은 포즈를 취하게 하고서는 카메라 앵글에 담았는데 작품마다 성적인 분위가 드러난다. 작업에 따라서는 포르노를 연상시키는 최종결과물도 있다. 작업의 배경이나 사진인화물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는데 컬러가 화려하고 자극적이다. 또한 듀안 마이클스의 작업처럼 시퀀스포토적인 작업도 발표했다.

작가의 작업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특징을 발견 할 수 있다. 컬러가 화려하고 자극적이다. 또한 모델의 행위 및 작업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독특하다. 작가는 곰팡이가 벽면의 한 부분을 차지한 지하실에서 작업을 했다. 작업의 표면을 이루는 중요한 시각적인 요소이다. 서구권의 작가들과는 차별화된 개성적인 외관 및 내용을 다루고 있다. 외관이 사실적이기는 하지만 모델들의 행위를 연출하여 자신의 미적인 주관 및 세계관을 표현했다. 모더니즘사진시대의 사진가들처럼 다큐멘터리 적이거나 르포르타주적인 사진과는 전혀 다른 층위에서 작동하는 작업이다.

작가의 작업은 개념적이기보다는 직관적이다. 하지만 자신이 표현하고자하는 느낌을 드러내기 위해서 연출을 하였지만 계획적이기 보다는 직관적이다. 자신의 작업에 자신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성적인 행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작가를 포함한 모델의 행위가 희극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의 작업은 시각적으로는 회화繪畫적인 요소가 있다. 또한 연극적인 요소도 내재되어있으며 희극적인 분위기를 드러낸다. 그와 더불어서 연극적인 미장생이 느껴지기도 한다. 내용적으로는 성적인 욕망을 다루었지만, 시각적으로 자극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유머러스하게 느껴진다.

작가는 사실적으로 대상을 재현하였지만 모델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통제하며 카메라앵글에 담았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사진처럼 기승전결적인 서사구조가 있는 연출을 한 것이 아니라 영화포스터사진처럼 함축적이다. 분명한 콘셉트를 기반으로 주제를 연구하고 세밀하게 연출하여 찍는 동시대적인 사진과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그와는 다르게 얀 샤우덱의 사진은 다분히 직관적이다. 작가의 작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비서구권작가이고, 고유한 문화와 차별화된 정체성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작업은 1960년대부터 미국을 비롯한 서구세계에 알려졌고, 우리나라에는 1980년대 후반이후 많이 알려졌다. 다큐멘터리사진이 아니라 연출사진이고 성적인 주제를 자극적으로 다루었다. 키치적으로 다가온다. 동시대작가들의 작업과는 다르게 세련미는 떨어진다. 하지만 컬러가 독특하고 모델들의 행위가 개성적이다. 포르노이미지와 예술사진의 경계를 넘나드는 결과물이다. 작가의 작업은 이론적인 틀을 갖고 접근하지 않았지만 컬러, 모델의 행위 등이 어우러져서 보는 이들의 감각을 자극한다. 사진사 180여 년을 살펴보면 프랑스, 영국, 독일, 미국 등의 사진가들이 사진의 역사를 주도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와 다르게 작가는 비서구권 사진가로서 요세프 쿠델카와 더불어서 사진사적인 작가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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