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로서의 사진
현대미술로서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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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8.1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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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영태 사진문화비평, 현대사진포럼 대표

사진술(Photography)은 주지하는바와 같이 19세기 당시에 지극히 실용적인 목적에서 여러 사람들이 연구를 거듭한 끝에 세상에 공포되었다. 그래서 발명이후 오랫동안 초상사진, 여행사진, 고고학 연구를 위한 기록사진과 같이 사진의 기계적 재현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분야에 널리 이용되었다. 예술로서의 사진은 18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제도화되기 시작했다. 19세기 예술사진이 수용한 미학은 당시 아카데미 회화의 미학과 표현방식이다.
그것은 제도권예술제도로부터 예술로서 인정받기 위해서 당시의 주류예술인 회화를 모방한 결과다.

 

그 이후 20세기 초반부터는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 라즐로 모홀리 나지(Laszlo Moholy Nagy), 알버트 렝거파취(Albert Renger Patzsch)에 의해서 본격적으로 독자적인 사진미학이 정립되기 시작했고, 에드워드 웨스턴(Edward Weston), 안셀 애덤스(Ansel Adams), 마이너 화이트(Minor White), 유진 스미스(,(William Eugene Smith), 앙리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 Bresson)과 같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사진가들에 의해서 사진만의 독자적인 미학과 개념이 정리되었다.

사진은 라즐로 모홀리 나지(Laszlo Moholy Nagy)와 만 레이(Emmanuel Rudnitzky)에 의해서 사진으로만 표현 할 수 있는 개성적이면서도 독자적인 시각과 표현방식이 개척되었다. 그리고 사진가뿐만 아니라 미술작가들도 사진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마련되었다.
그 외에도 스티글리츠가 전시장에서 철거당한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작품 ‘샘(Fountain)’을 291화랑으로 옮겨와서 사진으로 기록한 것은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1960년대에 등장한 개념미술의 원초적인 뿌리에 해당되는 역사적인 사건인 것이다. 특히 에드 루샤((Ed Ruscha)와 같은 개념미술가들이 사진을 표현매체로 사용하면서부터 사진은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표현매체 중에 하나로 인식되기 시작한다. 그런데 개념미술가들이나 행위예술가들이 사진을 찍은 것은 처음부터 사진의 예술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예술행위를 증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 이후 신디셔먼(Cindy Sherman),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와 같은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작가들이 사진을 표현매체로 사용하면서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장르로 자리매김 하기 시작했다. 특히 회화와 조각에서 비롯된 미술은 1960년대부터 외연이 넓어지면서 사진, 영상, 행위예술, 대지미술 등이 예술로서 수용되었다. 그리고 단일매체로서 존재하기 보다는 매체 통합적이고 탈장르적이다. 그 결과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이와 같은 동시대 현대미술의 지형 속에서 사진은 단일매체로서도 중요하게 자리매김 하였지만, 현대미술의 다양한 장르에서 기본적인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2000년대부터는 디지털기술이 시각예술 전반에 걸쳐서 영향을 끼치면서 사진을 비롯한 동시대 미술의 표현방식과 미학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사진은 디지털기술과 만나면서부터 표현방식이 자유로워졌고, 표현영역도 무한대로 넓어졌다. 그리고 초대형인화가 가능하게 되어 과거에 전통적인 회화의 역할을 대신하여 현대건축에서 중요한 장식수단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사진이 내용적으로는 현대성을 효과적으로 반영하고, 시각적으로도 현대건축과 효과적으로 어우러짐으로 인하여 사진이 현대미술 그자체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동시대 현대사진은 다양한 내용과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전통적인 사진미학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 있는가 하면, 과거에 회화가 다루었든 소재와 주제를 현대적인 감수성으로 재구성하기도 한다. 그리고 디지털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현실에 존재하는 것뿐만 아니라,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제작된 비현실적인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이 작품의 구조를 이루는 디지털사진도 발표되고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도 현실을 기록한 사진을 디지털프로그램에서 이미지를 변형하여 자신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재구성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작품으로 멕시코 출신의 사진가 페드로 마이어(Pedro Meyer)가 유명하다. 이처럼 동시대 현대사진은 과거처럼 특정한 경향이 주도적이기 보다는 다양하고 개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사진의 출현으로 인하여 전통적인사진의 정체성과 개념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누구나 기술적으로는 사진이미지를 자유롭게 생산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더욱 더 현대미술로서의 사진에서는 작가의 철학적인 사유세계가 미적인 주관이 중요하게 되었다.
그리고 디지털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하여 현대미술과 현대사진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하고 있다. 즉 장르간의 해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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