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왕 "가려진 지속 : 역사, 시간, 생명" 전
권순왕 "가려진 지속 : 역사, 시간, 생명" 전
  • 방혜영
  • 승인 2019.08.2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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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일정ㅣ 2019년 8월 28일 (수) – 9월 10일 (화)
전시장소ㅣ 금산갤러리 (서울시 중구 소공로 46 남산쌍용플래티넘 B-103)
전시 오프닝ㅣ 2019년 8월 28일 (수) 6:00 pm
참여작가ㅣ 권순왕
장르ㅣ 조형, 판화
전시작품ㅣ 조형, 판화 30여점

산업화 이후 우리나라는 고속 성장을 이루었지만 사회 곳곳에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사고 당시 선장이 “가만히 있으라”고 지시한 것은 현재도 사회 곳곳에 산재한 문제들과 엮여있다. 계산대 노동자 죽음의 비인간성, 대기업 가족들의 갑질, 사회 지도층의 비도덕성 등 촛불이 만든 정부가 들어섰지만 아직도 민주화의 길은 멀기만 하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가 놓여 있다. ‘가만히 있으라’는 강대국의 시스템 속에 놓여있는 우리의 억압된 현실과도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대지의 풀들은 다시 자라난다. 우리의 삶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아픔을 돌아보기에는 바쁜 일상으로 시간은 흘러간다. 오늘도 다시 ‘가만히 있으라’는 강한 힘에 의해 지속되고 있다. 대지를 판각하는 행위는 모든 불합리한 제도와 역사의 아픔을 몸으로 새기는 것이다. 불편한 진실, 숭고한 생명의 지속성, 그것들을 뛰어 넘으려는 예술적 시도는 정말 불필요한 것처럼 보이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로서 시대의 이미지로 기억될 것이다.

 

- 서울복지신문 2018년 4월 작가의 칼럼 中 –

권순왕 작가가 느끼는 현실의 문제점은 사회 구조에 대한 것 뿐만이 아니라, 자연과 관련된 것도 상당한 범위를 차지한다. 이번 개인전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역사, 시간, 생명'의 지속에 대한 그의 고찰은 사슴과 곰 등 동물을 주제로 한 작품에도 적용되고 있다. 동시대에 이루어졌던 급격한 산업화와 개발로 인해 야기된 자연 환경의 파괴는 공생해야하는 존재인 동물의 생존 문제로 직결되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한순간에 생존의 위협을 맞닥뜨린 그들의 역사와 시간, 생명을 주제로 한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도 이에 대한 생각을 묻고자 한다.

권순왕의 작업을 살펴보면 현대, 당대의 문화 사회 역사의 변화를 추적하는 역사 기술 또는 묘사와 내러티브의 욕망을 볼 수 있다. 쉼 없는 발언과 증언, 그의 작업의 일관된 입장 또는 문제의 장소(이슈)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작가의 지난 시기의 작업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은 역사, 기억, 의미이다. 그 주위를 탐문하고 궁구(窮究)하면서 새로운 인식의 장소를 모색했다. 그의 작업은 일반적인 역사의 시각을 따르면서 미술이 아닌 미술의 영역에 있게 된다. 그의 작업에 다가가는 것은 오랜 시간의 성찰과 명상의 세계로 초대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평론가 김노암의 글 中-

예술은 생명의 존속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는 현실 도피를 하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으며, 사교적인 행위의 수단으로 예술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의식주에 해당되지 않는 영역이기 때문에 삶이나 현실에 직결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성이 없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작가는 현실 속 문제를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표현할 수 있기에 예술이 존재하는 것이며, 그것이 예술의 역할이라 말한다. 이번 개인전을 통해 그가 이야기하는 예술의 기능을 통해 인지하고 있었던, 혹은 인지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현실의 불쾌한 이면들을 발견하고, 공감하며, 고찰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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