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목 Still Beautiful
정현목 Still Beautiful
  • 포토저널
  • 승인 2019.10.25 15: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간:2019년 11월 1일(금)-11월 16일(토)
초대일시: 11월1일(금) 오후 6시
서이갤러리

정현목의 'Still Beautiful'은 모든 것이 소비되는 세상에서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심미적 대상인 꽃마저도 일회적이고 소모적으로 버려지는 것에 주목하였다.

주변에서 매일 소비되는 일상용품과 함께 촬영된 정현목의 꽃들은 누군가에 의해 소비되어 시들어 버린 꽃일지라도, 여전히 아름다울 수 있음을, 또한 무한대로 사용되는 일회용품들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소비 패턴을 한 번쯤 생각해 보라 말하고 있다.

 

<Still Beautiful> 작업 노트

 

정현목

꽃은 인류 역사에서 오래 동안 심미적 대상으로 다루어진 대표적인 소비재 중 하나이다. 현대사회에서 꽃은 과거보다 더 대량으로 생산되어 소비되고 있다. 꽃은 개화되기 직전에 모체로부터 잘려 나와 꽃시장에서 거래된다. 꽃시장에서 팔려나간 꽃은 곧 만개하여 구입한 사람들의 목적을 충족시켜 준다. 활짝 피어 있는 짧은 시간을 지나 마침내 꽃이 시들고 나면, 꽃은쓰레기통에 버려진다.

그런데 버려지는 꽃은 여전히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이 때의 아름다움은 수분의 증발이 만들어 내는 짙은 주름과 색채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리고 시들고 말라비틀어지면서 변모하는 꽃의 형상은 꽃이 만개했을 때의 아름다움과는 또 다른 기이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려지는 순간까지 꽃은 짧고도 긴 인생의 은유를 던진다.

버려지는 순간까지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는 소비재가 꽃만 있는 것은 아니다. 깨끗하게 사용되고 버려지는 제품들이나, 종이를 비롯한 다양한 소재의 일회용 포장재들, 그리고 유리나플라스틱 등의 소재로 만들어져 본연의 형상이 파괴되기 어려운 제품들이 그러하다. 이들은대부분 버려지는 순간까지 처음에 기획된 기능적인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능적인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수많은 일회용 소비재들이 버려진다.

<Still Beautiful>은 이렇게 버려지는 시든 꽃과 버려지는 공산품들을 함께 연출한 사진 연작이다. 꽃과 함께 배치된 공산품들은 현대 사회의 풍족한 재화를 대표하는 새로운 바니타스 알레고리이기도 하다. 꽃과 공산품을 조형적으로 구성한 연출 사진을 통해 현대 사회가 지닌 소비 양상의 문제점을 은유적으로 드러내 보고자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