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진화와 사진의 변모
기술의 진화와 사진의 변모
  • 포토저널
  • 승인 2019.11.1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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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사회적으로 확장되었지만, 사진전공자나 오랫동안 사진을 다룬 이들은 오히려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19세기에 발명되었을 때 예술로서 출발 한 것이 아니라 실용적인 분야에 널리 이용되었다. 사진관 초상사진, 여행사진, 범죄자를 통제하기 위한 사진, 고고학적인 가치를 연구하기위한 사진, 식민지 개척을 위한 자료사진, 회화의 보조적인 수단이나 건축자료 사진 등 여러 분야에서 사진이 사용되었다. 이처럼 사진은 인간의 지각방식에 변화를 가져왔고 지식의 전달방식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또한 사유의 방식도 문자중심의 사유에서 이미지 중심의 사유로 변화되었다. 그리고 사진의 역사는 기술의 발전사와 미학의 변천사가 함께 한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서 미학이 변모했고 작품의 제작과정과 외관도 달라졌다.

 

초대형 카메라로 출발하여 기술의 진보에 따라서 소형카메라가 등장하였고, 카메라 렌즈의 밝기와 해상력도 항상 되었다. 그것과 더불어서 표현영역과 표현방식도 다양화되었다.

특히 1920년대에 소형카메라가 개발되고 렌즈의 밝기가 급속도로 밝아짐에 따라서 포토저널리즘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인쇄기술과 사진술이 융합하여 사진이 대중 속으로 좀 더 다가가게 되었고 지식과 정보의 전달체계가 변모하게 되었다.
이후 1936년에 라이프지가 창간되면서 사진의 사회적인 영향력이 확장되고 1950년대까지 포토저널리즘의 전성기를 이루었다.
기술의 발전이 사진의 표현영역에 큰 영향을 끼친다. 카메라렌즈의 해상력, 필름의 해상도, 키메라바디의 진화 등이 표현영역, 개념, 미학 등에 큰 영향을 끼쳐서 사진을 거듭 변화 시켰다. 기술의 발전이 거듭 될수록 사진 찍기는 좀 더 간편하게 되고 대중과 친숙해졌다.
사진은 카메라라는 도구를 이용하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이미지를 생산 할 수 있다.
사진술 발명 초기에는 기술의 한계로 인하여 사진을 찍는 이의 숙련된 기술이 중요했지만 기술의 진화로 인하여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좀 더 많은 이들이 카메라를 손쉽게 다룰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사진은 특정한 기술을 일정기간 동안 습득한 이들만 다룰 수 있는 특별한 매체였다.

그런데 1990년대 초반부터 사진과 디지털테크놀로지가 만나기 시작하여 2000년대 초반에 이르러서는 기술의 발전 때문에 사진은 이제 너무나도 대중적인 매체가 되었다.
특정한 교육을 이수한 이들만 사진을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누구나 사진이미지를 생산 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카메라와 디지털테크놀로지의 출현과 확장은 사진의 제작과정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을 뿐만 아니라 사진문화 전반에 걸쳐서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사진이 사회적으로 확장되어 많은 이들이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사진을 좀 더 전문적으로 배우려고 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사진은 이제 20대부터 70대까지 남녀노소 전 연령대가 즐기는 취미생활이자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스마트폰에 고화소수의 카메라가 부착되어 손쉽게 이미지를 생산해서 유통 시킬 수도 있게 되었다.
그야말로 이미지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본격적으로 무너졌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디지털카메라의 대중화로 인하여 전문가의 영역이 축소되면서 사진 산업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필름현상과정이 생략되고 인화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사진인화와 관련된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광고스튜디오도 업무영역이 축소되었다.
또 신문사를 비롯한 언론매체에서 사진기자의 역할이 축소되었고, 출판과 사진관련 매체도 위축되었다. 디지털키메라와 인터넷의 등장이 사진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준 것이다.
사진이 디지털기술과 융합되면서 표현매체로서의 사진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미술전공자를 비롯한 다른 분야를 전공한 이들도 사진을 표현매체로 선택해서 작업을 하는 경우도 많이 늘어났다. 또 그들이 사진전공자들 보다 더 주목받는 작업을 하는 경우도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사회적으로 확장되었지만, 사진전공자나 오랫동안 사진을 다룬 이들은 오히려 위기를 맞고 있다. 오히려 사진 산업은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적인 업종인 사진관, 현상소, 광고스튜디오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위기를 맞이하고 있고, 사진관련 매체와 출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기술에 의존하는 매체이다. 기술의 진화에 의해서 도구가 새롭게 개발되고 변모하면 큰 영향을 받는다. 사진사 175년 동안 늘 기술은 진화하고 사진기술에 큰 영향을 끼쳐왔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기술의 진화가 이처럼 사진을 존폐의 위기에 빠지게 한 적은 없다.
사진의 발명으로 인하여 회화가 위기감을 느꼈을 때보다도 더 큰 위기의식을 갖게 한다.
우리는 이제 기술의 발전에 따라서 사진의 제작 및 존재방식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모르는 시대를 살고 있다. 사진 이미지가 곳곳에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고 이미지로서 작동하고 있다. 하지만 아날로그 시대의 사진과는 전혀 다른 영역에서 존재하고 있다. 기계를 이용한 복제예술이라는 개념만 살아있다. 이러한 문화적인 환경에서 사진문화가 발전하고 긍정적인 미래로 나아기 위해서 어떠한 태도와 대책이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때가 되었다. 새로운 철학, 새로운 미학, 새로운 개념이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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