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기 흑백사진전, 거리의 페르소나/ Street Persona
박순기 흑백사진전, 거리의 페르소나/ Street Persona
  • 박미애 취재국장
  • 승인 2019.12.04 14: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소: 서이 갤러리
주소: 서울 종로구 계동길 102(안국역 3번 출구)
기간: 2019년 12월 10일~21일
개막식: 12월 11일 오후 5시
화환 및 화분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작가노트

 

<스냅사진을 찍게 된 동기>

저는 1983년 중앙대 대학원 사진학과에서 정식으로 사진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인간 세상의 기막힌 순간을 포착하는 까르띠에 브레송이나 윌리엄 클라인 같은 사진가들의 스냅사진에 큰 매력을 느껴서 첫 번째 겨울 방학부터 거리에서 스냅사진을 찍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거리 사진을 찍으면서 자기 사진의 정체성과 무엇이 좋은 사진인지 알 수가 없어서 많은 좌절을 겪었습니다.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25년간의 연구를 한 후 기호와 사진의 만남, 결정적 순간을 출판하였고 무슨 사진이 좋은지 어떻게 찍어야하는지 이론적으로 이해는 했지만 스냅사진을 다시 찍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후 거리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 것은 2011년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부터인데 이전의 문제를 해소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첫째 카메라를 들었을 때 상대가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과 둘째 가볍고 빠르다는 것입니다. 상대가 제가 촬영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면서 살아있는 표정과 순간을 빠르게 포착할 수 있게 되었고 비로소 찍고 싶었던 장면을 자유롭게 포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네 안의 나
손길
copy
응시

 

<개인전>

스마트폰으로 거리 사진을 찍으면서 기호학과 정신분석학적인 내용을 담으려고 했으며 두 번의 개인전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2014<라깡에게 보내는 환상곡>에서는 인간이 도시에 살면서 환상 속에서 살고 있음을 보여주려고 했고 2018<우연한 만남>에서는 스냅사진의 우연한 상황에서도 작가의 주관적 조작이 있음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거리에서 순간을 포착한다는 것은 우연한 상황을 만날 때 프레임 안에서 사진가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각각의 요소들이 기묘한 화음을 이루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스냅사진은 결코 우연적이지 않습니다.

DSC
DSC 3695
분신
DSC 00556 copy

 

<거리의 페르소나>

20191210~21일에 서이 갤러리에서 <거리의 페르소나, Street Persona>라는 제목으로 사진전시를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흑백사진을 모니터로 보여줌으로써 좀 더 실험적이고 다양한 사진 이야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것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이 주장한 결정적 순간 이후의 사진미학에 대한 새로운 시도이며 디지털 결정적 순간에 대한 실험입니다.

 

<거리의 페르소나>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현대 도시인들의 다양한 가면을 쓴 인격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페르소나는 그리스 어원의 가면을 나타내는 말로 외적 인격또는 가면을 쓴 인격을 뜻합니다. 스위스의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은 사람의 마음은 의식과 무의식으로 이루어지며 여기서 그림자와 같은 페르소나는 무의식의 열등한 인격이며 자아의 어두운 면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아가 겉으로 드러난 의식의 영역을 통해 외부 세계와 관계를 맺으면서 내면세계와 소통하는 주체라면 페르소나는 일종의 가면으로 집단 사회의 행동 규범 또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영화사전)

34 20190504_122743 copy
35 20190919_125530 copy

 

이번 전시는 페르소나라는 정신분석 이론(기의)을 사진으로 표현(기표)하는 시도로써 기의에 의해 기표가 결정되는 과정을 탐색한 것입니다. 즉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정신분석학적인 현상들을 사진을 통해 그럴듯하게 재구성한 것입니다. 주로 주변 환경과 인간간의 관계, 인간들의 내적 심리와 외적 표출, 그리고 인간들 간의 다양한 관계들을 통해서 인간의 페르소나는 나타납니다. 하지만 사진으로 표현되는 페르소나는 인간의 실제 페르소나와는 완전 다른 것으로 여기에서 사진의 예술성이 판가름 납니다. 저는 도시에 산재한 이미지 요소들을 재구성하여 마치 페르소나들이 도시인들을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결정적 순간의 형식을 빌려 사진에 담고자 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간들의 모습은 재창조되며 새로운 환상으로 탄생하게 되고 우리의 일상이 됩니다. 그렇게 우리는 만들어진 그리고 외부에서 강요된 수많은 가면을 쓰고 살아갑니다.

스냅사진은 인간 세상사의 살아있는 순간들을 포착하는 것으로 사진술의 중요한 강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순간 포착을 통해 잡혀지는 멋진 장면들이 제게 쾌감을 줍니다. 만들어 내는 사진들(making photo)도 멋지지만 순간의 포착으로 미지의 장면들이 사진가의 품안으로 들어온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입니다.

 

작가이력

1. 사진학 박사 (중앙대학교)

2. 2020 치앙마이 국제사진축제 감독

3. 주식회사 빛글림 이사

4. PASA 페스티벌 총감독

5. 저서:

사진가 듀안 마이클즈의 생각을 생각한다, 2016,

기하학으로 본 데이비드 호크니의 꼴라주, 2015,

기호와 사진의 만남, 결정적 순간, 2013.

6. 전시:

개인전

<<우연한 만남>>, 2018,

<<반영을 반성한다>> 2015.

<<라깡에게 보내는 환상곡>>, 2014,

단체전

<<인간이 있는 그림전>>, 2019, 2018

<<현대사진영상학회 정기 전시회>>, 2015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50주년 기념전>>, 2014 외 다수

7. 홍익대와 중앙대 평생교육원 강의 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