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의 역사와 코로나19 대응방안
감염병의 역사와 코로나19 대응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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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2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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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의 역사와 코로나19 대응방안

글/정혜선 교수  가톨릭대학교 보건대학원

 

금년 1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두 달이 지났다. 초기 확진자가 발생할 때는 번호를 붙여 가며 확진자의 특성을 알렸지만, 이제는 번호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급속하게 확진자 수가 증가하였다.

특히 지역사회 감염이 증가하면서 집단으로 발생하는 확진자의 현황을 파악하는 것도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아직도 매일매일 발생하는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를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코로나19의 빠른 종식만을 염원하고 있다.

감염병으로 많은 사망자를 일으킨 사례는 흑사병이라고 불린 페스트가 있다. 이 감염병은 14세기 중반 유럽 전역을 휩쓸어 3년 동안 유럽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4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매일 몇 백 명씩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그 원인을 알 수가 없었고, 어떠한 대책도 세울 수가 없어 속수무책으로 사망자의 시신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의학이 발달하고,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페스트는 이제 더 이상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지 않다.

페스트보다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해 지금까지도 인류 최대의 재앙으로 불리는 감염병이 있다. 바로 스페인 독감이다. 1918년에 처음 발생해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2,500~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 갔다. 한국에서도 740만 명이 감염되었고, 이 중 약 14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 중 최악의 바이러스로 알려진 바이러스는 에볼라 바이러스이다. 치명률이 50~90%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고 내출혈을 일으켜 몸 안의 장기를 하나둘씩 녹아내리게 해서 사망하게 하는 무서운 질병인데, 혈액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확산되는 속도는 높지 않다.

이처럼 위험한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감염병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최근 20년 사이에 우리는 사이에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19까지 신종 감염병의 위협을 경험하고 있다.

2002년에 발생한 사스는 전 세계에서 8,096명의 확진자를 발생시켰고, 9.5%의 치사율을 기록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단 4명만 확진 판정을 받았고, 사망자는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2009년에 발생한 신종플루는 전 세계적으로 1632천 명의 확진자를 발생시켰고, 1.2%의 치사율을 기록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도 107,939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여 260명이 사망함으로써 0.24%의 치사율을 나타내었다.

신종플루는 현재도 진행 중이지만 백신이 개발되어 매년 유행하는 계절성 독감의 한 종류로 관리되고 있어 지금은 신종플루로 인한 공포를 심각하게 느끼지 않고 있다.

2012년에 발생한 메르스는 전 세계에서 1,401명의 확진자를 발생시켰고, 치사율은 37.1%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86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였고, 3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여 19.3%의 치사율을 기록하였다. 메르스 발생 당시 우리나라는 전 세계 평균보다 낮은 치사율을 보였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문제점들이 노출되어 많은 지적을 받았고 의료기관 직원들의 발생률이 높아 병원 감염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2019년에 발생한 코로나19는 어떠한가?

WHO에서 팬데믹으로 규정할 만큼 전 세계적인 발생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서 향후 전망을 정확히 할 수는 없지만 과거에 발생했던 감염병을 살펴보면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코로나19의 위험도 크게 감소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니 현재 우리가 느끼는 불안함도 백신과 치료제만 개발되면 사전 예방이 가능하고, 코로나19에 감염되어도 빠르게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백신과 치료제가 상용화되기 까지는 앞으로 1년 정도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어떻게 코로나19에 대응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현재는 감염 차단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종교 활동 자제, 개학 연기, 재택근무 실시 등 정상적인 활동을 제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 관리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제한 정책은 경제 악화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오기 때문에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방역 활동과 개인위생수칙 준수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개인위생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비누로 깨끗하게 손을 세척하고, 손소독제를 철저히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이 개인행동에 의존하는 정책은 오래 지속할 수가 없다. 개학을 하게 되면 학생들이 하루 종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 직장에서도 하루 종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을 할 수가 없다.

따라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시행하는 방역 활동이 더욱 강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소독을 강화하고, 공중 화장실에 손소독제를 비치해야 한다. 이에 대한 예산 지원을 확대하여 지속적인 방역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와 직장에도 마스크 및 손소독제 구입 비용, 소독 및 방역 활동 비용 등을 지원해 주어서 학교와 직장, 모든 지역사회가 촘촘하게 방역 안전망이 구축되어야 한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에는 근로자 건강관리 예산을 자체적으로 마련한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취약한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감염병 예방을 위한 예산과 인력 지원이 실시되어야 한다.

단시간에 종식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적인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서 국민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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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은 2020-04-29 07:51:31
대한민국 힘내세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