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 갤러리 "나는 나비" 展
서이 갤러리 "나는 나비"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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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2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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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 2020.8.1. ~ 2020.8.9.
-초대일시 : 2020.8.1. PM4:00
-참여작가 : 이선미

-관람가능시간 : 오전 11시 ~ 오후 6시30분 (매주 월요일 휴관)
-갤러리명 : 서이갤러리
-주소 :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102

 

 

 

(작업 노트)

 

꿈에 대한 나의 고찰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의 일터인 유치원에서 어떤 아이가 사랑스런 눈망울로 나를 올려다보며 한 말에서 비롯되었다.

선생님은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어요?”

난 이미 선생님이 되었다고, 이젠 다 컸다고 얼버무렸지만 그런 나를 개운치 않은 표정으로 바라보던 아이의 눈빛이 늘 나를 따라다녔다. 아이는 직업이 아닌, 나의 꿈이 궁금했던 것이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삶의 화두일 것이다.

나의 꿈이 무엇인지 찾느라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다른 분야에 도전하며 다양한 꿈의 모양의 생각하던 나에게 그들, ‘브니엘의 집이 보였다.

 

유치원 아이들을 데리고 15년 넘게 장애우단체와 교류를 하면서, 유치원 아이들은 성장하고 성숙해서 하나, 둘 사회로 훨훨 날아가는데 15년 전에 보았던 그 장애우는 어제도 오늘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었다. 물론 몸집도 커지고 행동은 다듬어져 있었지만 상대를 보면 습관처럼 띄우는 미소와 목적 없는 일상생활, 펴지지 않는 근육처럼 그 단체를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굴레는 15년 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어느 날 문득 이들도 꿈이 있을까?, 사회 속에서 나름 보고 느끼는 것이 있을텐데 어떨까?’ 궁금해졌다. 알아보니 이들도 좋아하는 것, 부러운 것, 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물론 다양한 어휘로 설명할 수는 없고 사회에서 말하는 그런 직업의 명칭을 알지는 못하지만 나름 표현했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이들의 꿈을 어떻게 이뤄줄 수 있을까?’

 

최대한 그들의 꿈을 사진으로 이뤄주고 싶었다.

의상을 마련하고 소품을 준비하고 메이크업을 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이미 꿈에 도달하고 있었다.

전신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황홀한 모습으로 바라보며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구부러진 손가락이 펴지지 않고 근엄한 모습으로 총을 겨누고 싶지만 웃음을 멈출 수 없는 안면근육,

운동장을 전속력으로 내달리고 싶지만 휠체어에 앉아있고, 난생 처음 신는 하이힐에 걸음을 걸을 순 없지만 이들은 충분히 행복했고 이미 그 꿈을 이루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어쩌면 결코 이루지 못할 꿈, 흉내만 내다만 것 같아 미안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이 이번 작업을 계기로 더 다채로운 꿈을 꾸기를 기대해 본다.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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