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아티스트 톡: 허술한 수다
둘이 아티스트 톡: 허술한 수다
  • 방혜영
  • 승인 2020.09.25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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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 2020.08.13.(목) ~ 2020.10.10.(토)
■위치 :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독산역 1번 출구)
■주소 : 서울 금천구 범안로9길 23
■운영시간 : 평일 10:00~18:00, 토요일 12:00~19:00, 일요일 휴무
■문의 : 02-6952-0005

 

코로나19의 지속적인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요즘, 많은 사립 미술관과 갤러리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더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방문하도록 유도하지 못하는 한계가 중소 갤러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면 모임을 자제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작가와 관람객과의 만남이 사실상 성사되기 어려운 요즘, 사회적 거리두기에 충실한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으로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전시가 있어 화제다.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에서 전시중인 조소희 개인전 시간을 은유하는 작품 제목의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 <단둘이 아티스트 톡: 허술한 수다>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중소 갤러리가 고민하는 작가와 관객의 만남을 어떻게 이어갈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작가는 작품으로 관람객을 만난다. 그러나 전시 공간에서 작가와 관람객이 직접 만나는 작가와의 대화가 필요한 이유는 이 둘의 접촉점으로 인해 관람객의 작품 감상을 더욱 풍성하게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 기간 동안 조소희 작가의 작업실 일부가 전시장으로 옮겨왔다. 작가는 전시장 한 가운데서 자신의 작업을 계속해 나간다. 전시장으로 옮겨온 타자기 앞에 앉아 어떤 시점에 익명의 누군가에게 보내지기는 <편지>를 상상하며 타이핑한다.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공식 인스타그램(@artmoment_doksn)에서 안내하고 있는 사전 접수를 통해 참여가 가능한 이 프로그램은 <편지-인생작업>의 작업현장을 직접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소희 작가와 단둘이 전시장에서 온갖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신청자는 전시 평론과 작가노트에서 읽을 수 있는 정돈된 이 아닌, 작가와 단둘이 솔직한 수다를 떨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수칙 안에서 조소희 개인전 시간을 은유하는 작품 제목을 관람하기 위해 지역 주민을 비롯한 미술계, 문화예술 관계자 등 다양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문화·예술 인프라가 막 구축되기 시작한 이곳의 지리적 한계와 그 어느 때보다 길었던 장마와 태풍에도 관람객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최초로 공개되는 조소희 작가의 <편지-인생작업>에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고자하는 아트센터와 작가, 그리고 관람객들의 지속적인 노력 때문이기도 하다.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은 코로나로 움츠러든 문화·예술 속에서 이전 전시에서도 언택트 방식의 전시연계프로그램 <아티스트를 배송해 드립니다.>를 진행한 바 있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전시 형태와 소통을 꾸준히 실행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이 시간을 통해 작품으로 둘러싼 전시장 한가운데서 작가와 마주하는 자유로움을 느꼈다는 후기를 전하는 등 전시연계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전시는 현장에서 이루어진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전시를 보고 난 후 참여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가려웠던 곳을 긁은 느낌이라고 전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온라인 전시나 프로그램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 안에서 대면으로 작가와 대화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조소희 개인전 시간을 은유하는 작품 제목은 전시 명에서도 알 수 있듯 시의 한 구절처럼 새겨진 작가의 작업은 은유를 통해 시간과 공백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흐르는 시간과 공백을 가느다란 실, 반투명한 편지와 같은 얇고 여린 물질을 이용해 시각화한다. 특히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편지-인생작업>은 작가의 일생에 걸친 평생의 프로젝트(ongoing project). ‘시간’, ‘공백’, ‘사라짐’, ‘은유와 같은 단어 또는 그날에 떠오르는 짧은 문장이 수동 타자기를 거쳐 문자의 구체적인 의미 대신 선적 형태의 이미지로 작용한다.

 

도저히 끝날 것 같지 않았던 긴 장마도 끝이 났다. 어느덧 가을을 맞이하고 있는 우리에게 어쩌면 모두 잊고, 시간이 만들어내는 리듬을 따라 춤을 추듯 사는 것이 시간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일 수도 있다.”는 작가의 말은 큰 울림을 준다.

선선한 바람이 마음 깊숙이 가라앉는 이 때, 작가와 단둘이 나누는 대화로 가득한 시간이 조소희 개인전 시간을 은유하는 작품 제목에 가득하다.

전시는 오는 1010일까지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에서 계속되며, 프로그램 참여는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공식 인스타그램 (@artmoment_doksn)에서 신청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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