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Ground 정명조 개인전
Play-Ground 정명조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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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0.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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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시 명 : Play-Ground
▪ 전시기간 : 2020. 10. 22(Thur.) - 12. 6(Sun.)
▪ 장 소 : 아트사이드 갤러리 (종로구 통의동 33번지)
▪ 장 르 : 평면회화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20201022일부터 126일까지 Play-Ground을 개최한다. 정명조(1970- )얼굴을 보이지 않는 여인을 통해 여성과 아름다움의 문제를 조명한다. 일관된 작업으로 국내외에서 꾸준한 호평을 받은 작가는 2013The paradox of beauty이후 7년 만에 더욱 깊어진 시선으로 아트사이드 갤러리를 찾아온다.

 

작가는 극사실주의(Hyperrealism)라는 기법을 사용해 한복 입은 여인의 뒷모습을 정밀하게 그려낸다. 섬세한 터치로 완성된 한복은 눈앞에 놓인 것처럼 정교하다. 바로크 시대의 화려한 복식을 떠올리게 하는 집요함이 관객을 사로잡는다. 누군가에게는 디테일에 따른 전통의 아름다움을,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움의 유지에 부과된 통증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익명의 모습을 통해 관객에게 다양한 해석을 내맡기는 것이 작가의 의도라고 할 수 있다. 작품 속 여인은 어떠한 말도, 사연도 보여주지 않는다. 뒤돌아 침묵하는 대상을 보며 관객은 각자 나름의 이야기를 상상한다. 이는 SNS를 통해 익명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요즘의 세태를 닮았다. ‘Follow’라는 행위를 통해 연결되는 시스템 안에서는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기 어렵다. SNS의 피드(feed) 속에는 상대방이 공유한 포장된 아름다움만이 존재할 뿐이다. 모든 현실감이 지워진 사진에서는 상처와 고뇌, 슬픔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SNS는 서로의 마음이 확인되지 않는 일종의 놀이터(playground)가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채로운 배경들이 돋보인다. 사군자, 문인화 등 축제처럼 보이는 듯한 배경 앞에서 여인들은 적극적으로 놀이에 공모한다. 그들은 관객이 어떤 이야기든 던져주기를 바라며 진심을 숨기고 있다. 작품의 서사는 이들 사이의 자유로운 놀이를 통해 완성된다.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작가의 작품이 마치 사진처럼 보이는 것 역시도 그러한 이유일 것이다.

 

Q1. 선생님은 초기부터 지금까지 얼굴을 보이지 않는 여인을 그려왔습니다. 이러한 작업을 일관해온 이유가 있나요?

  • 왜 얼굴을 보이지 않는 사람을 그리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가 표현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아름다움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그 아름다움을 전통 의상을 입은 여인에게서 찾은 것뿐인데요. 그래서 때로는 의복뿐만 아니라 소품, 장신구 등을 통해 아름다움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아름다움이 고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는 역설을 표현하기 위해 “The Paradox of Beauty”라 이름 붙인 작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Q2. 왜 이러한 작업을 시작하셨나요? 특정한 계기나 사건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 대학 재학 시절에는 화단 주류를 따라 추상미술을 했어요. 당시에는 전통적 이미지에 관심을 가졌는데요. 그 이미지들을 차용해 추상적으로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의 작업들을 했습니다. 그 결과 화면에 추상과 구상이 혼재하면서 스스로도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고요. 그런데 어느 날 한복집 쇼윈도에 걸린 원삼과 댕기를 보았는데 그만 아름다움에 홀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바로 들어가 주인에게 대여를 부탁했거든요 (웃음). 작품을 위해서라고 하니 주인분이 정말 고맙게도 흔쾌히 의복을 대여해주셨습니다, 그것도 무료로. 너무 신이 나 바로 사진을 찍고 작은 캔버스에 그려보았는데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어요.

Q3. 선생님의 작품은 크게 여성주의(Feminism)와 극사실주의(Hyperrealism)의 경향으로 해석의 관점이 나뉘는 것 같습니다. 어떤 부분에 더 중점을 두시는지 궁금합니다.

  • 혹은 그와 관련된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어 많은 분들이 페미니즘과 연관을 시키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작품이 그러한 맥락에서만 읽히는 걸 원하지 않아요. 제가 추구하는 시각적 아름다움의 가치가 대부분 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를 통해 표현하는 것뿐이거든요. 만약 그러한 가치를 남성이나 다른 사물에서도 찾을 수 있다면 그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극사실주의에 관해서도 많은 질문을 받는데요. 이 부분에서도 혼동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기법으로서의 극사실주의를 활용하고 있는 것뿐이지 특정 미술사조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대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사실적 기법으로 작업을 하고, 가능하면 실제와 가깝게 보이길 원하다보니 이를 극사실주의로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게 사진처럼 극사실적이지는 않아서 (웃음) 그냥 사실적인 기법이라고 쓰는 게 맞을 것 같기도 해요. 그러니까, 제 작업은 페미니즘과 극사실주의 모두에 중점을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어쩌다보니 걸쳐져 있는(?) 것에 더 가깝다고 생각해요.

Q4. 많은 대상 중 조선시대 여인을 그리신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선생님에게 전통(혹은 한복)은 어떤 의미인가요?

  • 제가 태어나 살고 있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든 정서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제가 가장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인 것 같습니다. 조선시대 의상은 과거의 것이지만 현재의 한복도 그 모양을 이어와 익숙한 것 처럼요. 저는 이것이 단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연결되어 나, 그리고 우리를 이야기할 수 있는 매체, 혹은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Q5. 선생님만의 작업 방식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 질문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정말 많은 과정들 있는데그렇다보니 일일 설명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굳 하나만 말을 하자면 세필 0~2호로 작품을 완성한다는 것 정도네요.

Q6. 극사실주의(Hyperrealism) 기법 특성상 무척 섬세한 작업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작 기간이 제법 걸릴 것 같은데요, 보통 얼마나 걸리시나요?

  • , 자수 등의 복잡한 문양이나 장식이 많은 작품들은 100호 기준으로 평균 3개월 이상 걸리는데요.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한 달 이상은 걸립니다. 그래서 소픔이라도 장식과 문양이 많으면 한 달을 넘기기도 해요.

Q7. 선생님은 작가노트에서 얼굴이 드러나게 되면() 다른 의미를 읽는데 소홀해지므로 그림은 그저 한복을 입은 여인을 그린 인물화가 되어버릴 것이라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 뒷모습을 그리는 것이 관객의 상상을 제한하지 않기 위함이라는 의미로 읽히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나 이야기가 있던 작품이 있나요?

  • 배경에 있습니다. 검은 배경은 대상을 극단적으로 도드라지게 하는 만큼인물의 어두운 내면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 의미도 무겁고요. 아주 화려한 혼례복을 입고 있지만 뒤돌아서 울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반면, 흰 배경에 그려진 글과 문인화는 일종의 아름다운 주류문화의 상징으로 사용합니다. 작품의 제목이 Play-Ground(놀이-)인데 그 상징을 뒤로하고 아름다움을 놀이로 즐기는 여성을 표현했어요. 재차 강조하자면 성별의 층위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상징적 의미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Q8.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면서도 오래 걸리는 작업 특성상 많은 생각이 드실 것 같습니다. 작업 도중 드는 선생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 지나간 자리에 색이 입혀지고 형상이 드러나는 순간 즐거움과 희열이 느껴져요. 작업시간이 워낙 길다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특별히 다른 생각 없이 색을 섞고 붓을 놀리는 데만 집중하게 됩니다. 가끔 생각대로 표현이 잘 되지 않을 때엔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히기도 하네요 (웃음).

Q9. 최근에는 온라인이나 VR(가상현실), 혹은 라이브챗을 통해 여러 방향으로 대중과 소통하려는 시도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따른 생각 변화가 있으실지 궁금합니다.

  • 소통을 즐기는 작가들도 많겠지만 저는 그렇지 않은 거 같아요. 개인적인 성향 탓이려나, 아니면 시대에 뒤떨어진 걸지도 모르겠어요. (웃음) 작품 이외의 부분이 공개되는 게 불편하더라고요. 저는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으로 강한 집중력과 긴 시간을 요구하는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뭘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한 몫 하는 거 같습니다. 최근의 쌍방향 소통이 저에게는 온전히 작업에 몰두할 수 없게끔 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 같기도 하고요. 작가는 작품 뒤에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기도 하기 때문에 (웃음) 아무튼 그렇습니다. 설명하기 어렵네요.

Q10. 선생님에게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다른 방식의 작업도 계획이 있으신가요?

  • 변화는 숙명과도 같지만 인위적이지는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연스러운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아마 현재의 작업들을 지속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변화의 방향을 찾게 될 거라고 봐요. 자세하게 언급할 수는 없지만 인물을 배제하고 전통의상 및 장식에 집중한 작품을 구상해보고 있긴 합니다.

 

정명조(鄭 明 祚), Jeong Myoung Jo 1970

학력

1994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1999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2004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박사과정 수료

개인전

2020 아트사이드갤러리, 서울

2013 아트사이드갤러리, 서울

2010 가나아트센터, 서울

2006 인사아트센터, 서울

2003 인사아트센터, 서울

2001 성보갤러리, 서울

1999 이브갤러리, 서울

1997 관훈갤러리, 서울

주요 단체전

2020 천안 독립프로젝트 <기억을 너머 여성을 너머 그날을 봄>, 천안예술의전당미술관, 천안

청풍명월 An Ode to Life, 한국문화원,홍콩

2019 Morning Rise, 솔루나 파인아트, 홍콩

술이부작 述而不作, BNK아트갤러리, 부산

. . Palace,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이천

2017 , Scent of Woman, 서울미술관, 서울

2016 Korean Voices , 페브릭 갤러리, 홍콩

2015 미인 美人 : 아름다운 사람, 서울미술관, 서울

2013 가나아트개관30주년기념전 컨템포러리 에이지-작가와 함께 한 30, 가나아트센터, 서울

2012 진경 ,인터알리아 갤러리, 서울

2011 대구백화점갤러리 개관40주년 기념전-MY OASIS 치명적 아름다움, 대백플라자 갤러리, 대구)

2010 부산비엔날레-한중일 극사실작가전, 부산시청 전시실, 부산

2009 패션과 미술의 이유 있는 수다, 아람미술관, 고양

2008 천송이 꽃을 피우자-아뜰리에 보고전, 인사아트센터, 서울

Meme trackers, 북경송장미술관, 북경

The Bridge-가나아트 개관 25주년 기념전, 가나아트센터, 서울

Korean Group Show , Galerie von Braunbehrens, 뮌헨

2007 모란 이후의 모란전,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06 한국의 향기,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대한민국 청년비엔날레,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05 HD화면과 극사실회화전, 갤러리 크세쥬, 서울

한국현대작가 초대전, 아테네 시립문화회관, 아테네

2004 Global Art in Korea-Japan, 종로갤러리, 서울

작업공간 열어보기, 인사아트센터, 서울

2003 도쿄 글로벌 아트 2003, 신정갤러리, 도쿄

2002 International Young Art 2002, 소더비, 텔아비브 ;

Elizabeth Foundation for the Arts, 뉴욕 ;소더비, 암스테르담

표현과 텍스트 - 차이와 틈새, 그 모음표, 영은미술관, 광주, 경기도

2001 강릉 제비리미술관 개관기념초대전, 강릉 제비리미술관, 강릉

미술은 이미지다, 관훈갤러리, 서울

2000 홍익여성화가협회-서울·여성전, 종로갤러리, 서울

대한민국청년비엔날레,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1999 대한민국미술대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미술세계대상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MBC 미술대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1998 대한민국미술대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모방·표방·가상, 한원미술관, 서울

1997 중앙미술대전, 호암갤러리, 서울

서울현대미술제,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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