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들
누군들
  • 박미애 취재국장
  • 승인 2020.11.2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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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사진이 만나 #38

글 : 윤기환
사진 : 박미애

[시와 사진이 만나 #38]

 

 

누군들

 

글 : 윤기환
 사진 : 박미애

 

 

배롱꽃 조각조각 흩어지더니

동구 밖 밤나무도

어젯밤 알밤 모두 떨구었구려

 

산 넘어 불어오는 갈바람에

잎새조차 내주고 나면

찬서리 온몸을 휘어감겠지요

 

내 한 몸 고목 되어 늙어간다 한들

누가 섧다 할 것이며

내 한 몸 썩어 문드러진다 한들

누가 있어 애닮다 하겠소

 

거저 흘러가는 세월 속에

몸을 맡기고

삭정이 하나 떨구는 거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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