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으로 느끼는 Symphony no. 1, “Spring”
오감으로 느끼는 Symphony no. 1, “Spring”
  • 포토저널
  • 승인 2014.08.01 1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oo Young의 ROAD FINDER

What are the first signs of spring?

오감으로 느끼는 Symphony no. 1, “Spring”

-글/사진 無縈-최희영-

마음이 살랑인다. 봄바람에 나풀거리듯 마냥 설레이는 하루다. 따스한 햇살과 파스텔톤의 디스플레이, 가벼운 옷차림은 발걸음조차 경쾌하게 만드는 봄이다. 화사해진 도심 곳곳과 사람들의 활기찬 표정에서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눈으로 느껴지는 봄이다. 그렇다면 “What are the first signs of spring?” 봄이 왔다는 걸 처음으로 알려주는 건 무얼까? 시각과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의 오감으로 느껴지는 첫번째 봄의 신호는 무엇일까? 라는 의문에 “Flowers” 라는 단어만 머리속에 맴돈다. 매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들 일 것이다. 꽃만큼 가장 잘 봄을 전달할 수 있는 존재가 있을까? 라는 질문에 “네”라고 바로 답해 줄 수 있을 만큼 절대적이다.
 

 


섬진강은 한반도의 뭍에 봄이 상륙하는 첫번째 관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해마다 이맘때면 가장 먼저 봄을 전하는 섬진강 꽃들의 향연을 찾아 나선다. 그 중에서도 매화는 춘설 속에서 피어나기 시작해 봄 꽃 중 가장 일찍 꽃망울을 튀우며, 봄을 알린다. 서리와 눈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온갖 꽃이 미처 피기 전, 언 땅 위에 고운 꽃을 맨 먼저 피어낸다. 난, 국, 죽과 더불어 사군자라 불리는 매화는 옛부터 문인문객의 사랑을 듬뿍 받은 꽃으로 특히 선비들이 매화를 숭상하고 귀하게 여겼다. 매화를 귀하게 여긴 이유는 생리적 특성에서 유래한 불굴의 절조정신과 의연한 기상, 이루 말할수 없는 그 맑은 향기, 속세를 초월한 우아하면서도 고운 자태로 가장 동양적인 인상을 주는 꽃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호문목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고 있는데, 진나라때 문화가 번성하면 매화가 만발하고, 문화가 쇠퇴하자 그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되어 그런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꽃을 읆은 한시에 있어서 매화가 소재로 등장하는 빈도는 다른 꽃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또 시조에 있어서도 복숭아꽃 다음으로 그 출현 빈도가 높으며, 그림에 있어서도 그 어떤 꽃보다도 많이 그려졌던 꽃이 바로 매화였을 만큼 그만큼 우리나라와 동양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남 광양의 섬진강 매화마을은 지금 하얀 눈으로 뒤덮여있다. 가는 겨울을 아쉬워하며, 오는 봄을 시샘하듯 온통 하얀 매화 눈밭이다. 순백의 매화 물결로 마을 곳곳이 장관이지만,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매실박사로 유명한 홍쌍리 여사의 ‘청매실농원’일 것이다. 농원 마당은 수백, 수천개의 장독대로 가득 차 있고, 농원 뒤로 자리한 대숲과 그 곳을 지나서 만나는 뷰 포인트는 청매화, 홍매화 백매화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다. 그래서 드라마 ‘다모’와 영화 ‘취화선’등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며, 세트장으로 자주 애용되고 있다.

보통 2월말부터 5월 초에 걸쳐 섬진강가엔 붉은 동백을 시작으로 강변의 매화를 깨우고, 매화는 노란 산수유를, 산수유는 벚꽃을 재촉하며 그 뒤를 이어 진달래와 철쭉이 지리산을 물들이게 된다. 올해는 따뜻한 남도의 날씨로 인해 매화와 산수유꽃이 거의 같은 시기에 꽃망울을 터뜨렸다. 일주일 차이가 있던 축제도 함께 개막한다는 소식에 산수유의 고장 구례로 발걸음을 옮긴다. 지리산온천관광지에서 시작되는 산수유마을은 온천단지를 지나면 노랗게 만개한 산수유꽃이 반기고 본격적으로 마을들이 시작된다. 마을과 마을사이 계곡을 따라 학교 꽃담길이 이어지고, 산수유꽃이 어울려진 오솔길은 서정적인 멋이 그윽하여, 노오란 동심의 세계로 이끈다.

꽃들의 잔치로 눈이 부시고, 귀로 들어야만 그 향기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매화 꽃잎이 눈처럼 흩날리는 섬진강변에 내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