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인프라구축, 시급한 문제
사진가 인프라구축, 시급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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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6.20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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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매체의 역할 또한 중요한 부분


사진가 인프라구축, 시급한 문제

어떤 한 분야가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밑거름인 기반이 조성되어야 한다.
어느 분야든 그 환경조성이 잘되어 있다면 발전은 시간문제다.
우리나라가 70년대 이전에는 경공업 위주의 발전정책으로 인해 빈곤에 허덕였으나 70년대 이후 중공업 위주로 환경을 조성하고 전 국토에 도로망을 비롯한 중공업 발전을 위한 대대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고도성장을 이뤄낸 사실은 모두가 아는 사실. 이 같은 환경 조성이 오늘에 이르러서는 IT강국으로의 위상을 떨치고 나아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러한 이치로 필자는 지금부터 사진계의 인프라구축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약 3년 전에도 이러한 이야기를 편집자칼럼에서 한 적이 있다.
더불어 한편에서는 인프라 구축에 대한 움직임이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각자의 목소리는 컸지만 이를 하나로 묶어 발전할 수 있는 성장동력이 부족했다.
각 분야별로는 어느 정도 성장을 한 듯 보이지만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갖추지는 못했던 것. 결과적으로는 의지만 앞선 나머지 하나로 뭉치지 못해 인프라 구축에는 실패했다.

우리가 이렇게 우왕좌왕 하는 사이 주변 나라들은 국가차원의 인프라구축을 이뤄 현재는 세계 문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소위 말하는 문화 선진국에서는 작가를 국가차원에서 발굴하고 키워 우수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이를 해외 시장에 내놓아 작가와 작품은 물론 국가이미지도 함께 상승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가까운 중국의 경우를 보자.
현재는 정체기에 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 미술시장에서 중국 작가의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높은 값에 거래가 되었다.
이는 국가차원에서 작가를 키우고 지원한 결과이다.
작가가 돈 생각하지 않고 작품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것.
또 작품을 출품하면 세계 시장에 대대적으로 소개하고 이를 판매까지 연결하는 힘.
이는 학계, 재계, 정부, 언론이 하나가 되어 지원하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인프라다.

우리 학계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구축 움직임

2009년 들어 필자의 눈에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학계를 중심으로 한국 사진계의 전 방위적인 틀을 갖추기 위한 준비의 움직임이 시작된 것.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생각을 가진 사진학부 교수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번 움직임은 그동안의 미진한 움직임과는 달리 학계, 재계, 언론매체, 갤러리를 비롯한 사진계 전반에 걸친 참여를 호소하고 있어 그 움직임이 주목된다. 즉, 각 분야에서 사진계를 위해 지원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안을 강구하고 그 역할을 분담하자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모든 사진계가 함께 동참해야 할 프로젝트

이는 어느 한쪽에서만 시작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며, 각자의 분야에서 최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참여하여야 하는 것이다. 만일 이런 흐름이 큰 호응을 일으킨다면 한국의 사진계는 세계적인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각 분야에서 인프라구축을 위해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각 분야에서 지원해야 할 역할을 짚어보자.

학계는 우선적으로 오래된 관습을 타파하고 세계적 흐름에 따라 우수한 인적 자원을 길러 내야한다. 즉 역량 있는 작가들을 배출해 내야 하는 것. 유행에만 급급해 모방의 천재를 길러내지 말고 진정한 세계의 흐름을 읽고 이를 작가 자신의 철학에 의거해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작가들을 배출해야 한다는 말이다.

재계는 이렇게 배출된 작가들이 마음 놓고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전업작가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현재 상당히 고된 길이라는 것은 다들 알 것이다. 작업실 등의 환경 제공은 물론 이들이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도록 반드시 물질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업이 작가를 지원하는 방법은 의외로 다양하다.
작품 구매로 지원하여도 좋고, 미래를 보고 지원금을 제공하여도 좋다. 아니면 작업실과 도구의 무상제공도 방법 중 하나이다.
기업이 든든한 스폰서로 나서준다면 우수한 작가로부터 좋은 작품이 안 나올 리 있겠는가?

갤러리는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의 옥석을 가려 우수한 작품은 전시를 통해 알리고 적정한 가격에 판매함은 물론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교량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특히, 해외 유명 화랑과의 연계 또는 직접 진출을 통해 국내 작가를 해외 아트마켓에 진출시키는 역할 역시 갤러리가 담당해야 할 부분이다. 그 이유는 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작가를 발굴하지 않고 그저 전시와 판매만을 목적으로 한 갤러리는 시장에서 점차 퇴출당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언론매체의 역할 또한 중요한 부분에 속한다.
외국에서는 작가와 작품을 발굴하는 데 전문지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세계적인 전시기획자들이 외국의 작가들을 발굴하거나 작품을 찾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각국의 전문지들이다. 국내 사진 전문 신문과 잡지가 할 일은 바로 역량 있는 작가들을 발굴함은 물론 작가의 작품세계를 심층 보도함으로써 이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나아가 세계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국내에 알려 작가로 성장하는 이들에게 이정표를 제시해 주는 역할까지 언론매체가 담당해야 할 부분이다.

인프라 구축을 통한 스타작가와 작품 배출, 해외 문화수출

최근 들어 세계 사진계와 미술계에서는 우리나라를 주목하고 있다.
그만큼 국내작가의 역량과 작품성은 좋아졌다는 이야기다.
이제 위에서 언급한 각 분야의 선두주자들이 뜻을 모아 튼튼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스타작가와 작품을 배출한다면 해외에 우리의 문화를 수출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를 통해 한국사진과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더불어 ‘문화선진국’이라는 수식어가 ‘대한민국’ 앞에 붙기를 기원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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