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곽연주, 꿈 속의 꽃나비
화가 곽연주, 꿈 속의 꽃나비
  • 포토저널
  • 승인 2017.08.1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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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이 매미 울음소리를 빌려 기세를 올리는 듯 열기를 내뿜는 날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염창역에 도달한 오후의 풍경은 빽빽하게 들어선 낮은 건물들과 저녁으로 들어서는 더운 여름 공기로 어우러져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곽연주 화가의 작업실로 들어섰을 때 주변의 공기가 달라졌다. 마치 꿈 속 어딘가로 들어선 느낌이었다. 찬란한 날개, 그리고 고요한 정원과도 같은 풍경. 곽연주 화가의 그림은 마치 실제로 나비가 날아다니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 나비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 보였다. 분명 작가 자신만의 세상에서 잉태된 존재였다.
아크릴화를 주로 그리는 곽연주 작가는 주로 나비를 소재로 다루었다. 그녀의 나비는 화려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마치 동화 속의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화풍이었다. 그 나비들은 캔버스 안에서만 존재하지 않았다. 바이올린, 첼로와 같은 악기에도 있었으며, 심지어 조각품과 에코백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을 불문하고 그려질 수 있는 모든 표면에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제각기 나름의 아름다운 나비의 정원과 같이 꾸며졌다. 곽연주 작가에겐 그림을 위한 재료는 차별이 없었다. 그러나 각각의 사물의 특성을 살려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어내었다.

그녀의 작업실은 구형 아파트에 자리했다. 일반 가정집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답답한 구조로 되어있었다. 곽연주 작가 역시 본인도 그렇게 느끼지만 오로지 작업을 위해서 쓰는 공간이기에 딱히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왠지 모르게 무언가 내부의 분위기가 환기 되고 있음을 느꼈다. 그건 역시 그녀의 작품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였으리라 생각한다.

곽연주 작가는 작업에 있어서 항상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한 번은 아는 지인에게 의뢰를 받았다가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느낌에 그림이 그려지질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녀의 말에 그림들을 다시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림을 보면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자세히 보지 않고는 모를 일이지만, 분명 작가의 작품들은 모두 어느 나즈막히 불리워지는 노랫소리와 같이 잔잔하면서도 그 속에 안정됨이 느껴졌다.
독창적인 색체를 구사하는 그녀는 한 편으로 요즘 세대들이 선호하는 색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이야기 중에 최근에 젊은 이들이 좋아하는 원색상을 이용한 작품들을 보여주었다. 강렬하면서도 무언가 화풍으로 인해 잔잔함이 더해지면서 밀고 당기는 밸런스를 보이는 작품이었다. 마치 수를 놓은 천 작품과도 같은 느낌이라면 알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곽연주 작가에게 '예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그녀는 예술은 언제나 진정성이 담긴 '선물'과도 같은 것이라고 여긴다고 했다. '선물'은 말그대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아 보답하는 것을 의미한다.
감사하는 마음, 아끼는 마음, 또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는 행위는 사람이 행하는 가장 아름다운 행동 양식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그녀가 말하는 '선물'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작가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소통' 그 자체였다.
대게 사람들은 '선물'이라고 하면 물물교환이나 특별한 날에 주는 무언가를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우리는 삶을 살면서 서로에게 자신의 감정을 전달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고맙습니다", "감동입니다", "최고입니다", "자랑스럽습니다", 또는 "안타깝습니다", "슬픕니다", "괜찮습니다" 등. 그리고 "공감합니다"라는 말로서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며 소통한다.
어쩌면 그것이 서로 '선물'을 나누듯, 서로에게 마음을 전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아니, 분명하다.
선물은 주고자 하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곽연주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관람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자신의 마음을 나비로 그려냄으로써 진정성있게 접근하였다. 요즘 현대인들은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숨기는데에 급급하지만 곽연주 작가는 오히려 더 솔직하고, 아름답게 마음을 답해주고 있었다.
그녀의 나비와 같이, 그리고 그녀의 나비가 날아다니는 세상은 고요하며, 때론 따스하게 보는 이들에게 위로를 주고 있는 듯 했다. 어떠한 말로 하여금 분명하게 표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느껴지는 그 기운은 분명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위안'이었다.

세상에는 말로 표현하기에 한계인 것들이 많다. 분명 느껴지는 황홀함 속에서 찾아오는 안식과도 같은 평온함이 말을 잊게 하기에 그러할 지도 모른다.
푹푹찌는 여름날에 우리에게 잊혀진 '봄'과도 같은 따스한 마음을 품으며, 나비 한 마리가 나풀거리며 날아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해본다.
곽연주 작가의 작품들을 보고나니 그 모습을 잊을 수 없었다. 그녀의 나비는 아름다웠다.

 

 

 

 

 

 

 



곽 연 주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졸업 회화전공

수상
대한민국 미술 대전 입상 및 국제 미술 대상전 대상(통일부장관) 외 다수

SOLO EXHIBITIONS(개인전 및 초대전 28회)

Art Fair 50여회 및 단체전 150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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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F. SOAF.AHAF. DIAF. DIAS. BAMA. COAF. PINK .WithAF 부산국제아트페어. 대구 아트페어. 화랑미술제. 서울 아트쇼. 부산국제아트쇼. 뉴욕첼시. 홍콩. 대만. 상하이. 북경. 오스트리아. 일본오사카. 동경 싱가포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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