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적인 도구로서의 사진
유희적인 도구로서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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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1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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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진의 이해

문화예술로서의 사진

 

 

1.사진의 이해

 

유희적인 도구로서의 사진

 

: 김영태 / 사진문화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20세기후반부터 사진은 현대미술의 장안에서 중요한 표현매체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회화, 조각, 판화와 같은 다른 시각예술과는 다르게 사진은 아마추어작가들이 취미생활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좀 더 많다. 특히 디지털카메라가 일반화되면서 더욱 더 그러하다. 전통적인 필름카메라는 기술적으로 숙련되기 위해서 오랫동안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는 기술적인 부분은 전적으로 카메라에 의존하고 찍는 이는 셔터만 누르면 이미지가 생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름카메라로 찍은 결과물을 확인하려면 현상. 인화과정을 거쳐야하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는 즉시 결과물을 확인하고 수정해서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촬영기술을 익히는 것이 훨씬 손쉽다. 또 후처리과정에서 아도비 포토샵과 같은 디지털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자유롭게 이미지를 수정하고 변형 할 수 있어 좀 더 창조적인 이미지를 생산 할 수 있다.

 

서울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광장, 광화문 광장, 인사동 거리, 삼청동 길, 경복궁, 청계천 등 서울의 주요 명소에 가보면 D S R 카메라를 든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들은 연령대도 다양하고, 고급기종의 카메라를 사용해 무엇인가를 열심히 찍는다. 과거에 사진을 취미로 즐기든 사진애호가들은 특별히 아름다운 장소에서 특별한 대상을 찾아서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현재 디지털 사진애호가들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일상의 모습을 찍는다. 물론 일부 사진애호가들은 스튜디오를 대여해 누드모델이나 레이싱 걸을 찍기도 한다. 그런데 일상적인 모습을 찍는 사진애호가든, 특별히 모델을 동원해 연출한 사진을 찍는 사진애호가든 간에 그들이 활동하는 공간이 인터넷 공간으로 한정되기는 마찬가지다. 그들은 자신이 찍은 사진을 인화하지 않고, 인터넷 사진 사이트에 사진이미지를 발표하고서는 네티즌들이 단 댓글을 보고 즐기는 것에 만족한다. 그에 비해서 과거 아날로그시대에 사진을 취미로 선택한 사진애호가들은 자신이 찍은 사진을 공모전에 출품하기도 하고, 자신들이 작가라는 것을 굳게 믿고 작가로서 대접받기를 기대한다. 최근에도 전통적인 사진동호회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작가들은 공모전출품을 작가활동으로 생각하고 공모전 출품을 전제로 사진을 찍는다. 작가로서의 명예를 얻고자 사진을 찍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활동을 하는 사진애호가들은 연령대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아마추어사진애호가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살펴 본 바와 같이 사진은 대중적이다. 또 최근에는 디지털카메라의 일반화로 인해 유희적인 태도로 사진을 찍는 이들도 많이 늘어났다. 무엇인가 예술적인 것을 추구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여가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유희적이고 감각적인 사진을 찍어서 즐기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인터넷 환경이 발달하고 대중화되어 인터넷 공간에서 사진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게 되어있다. 그와 더불어서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사진동호회 사이트도 많이 생겨났고, 회원 수도 급격하게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그만큼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마추어사진애호가들이 찍은 사진 중에서 예술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사진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이지점에서 제도권에서 인정받는 작가들이 생산하는 사진이미지와 아마추어사진애호가들이 생산하는 사진이미지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작가와 아마추어사진애호가 생산하는 사진이미지는 내용적으로나 외형적으로 많은 차이점이 있고, 사진을 찍는 태도도 많이 다르다. 우선 작가들은 사진을 표현매체로 선택해 자신의 철학 및 미적인 감각을 표현하기 위해서 작품의 주제를 정한다. 그 주제는 내용적으로 작가의 정체성 및 진정성을 드러내고 동시대성을 추구한다. 시각적으로는 세련되고 감각적이며 단순명료하다. 또 내용과 형식이 조화를 이루어 작품의 완성도를 뒷받침한다. 표현대상이 중심이 아니고 작가가 작품의 중심이다. 그에 비해서 아마추어애호가가 찍은 사진은 대부분 주제보다는 형식적이고 시각적인 것에 치중하고 보편적이다. 개성적이지 못하다는 얘기다. 또한 시각적으로 유희적인 것만 치중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작가는 작품이 삶 자체이고 삶을 반영한다. 하지만 아마추어사진애호가는 사진이 삶의 전부는 아니고 삶을 즐기기 위한 여러 수단 중 하나다.

 

현대사회에서는 사진이미지를 생산 하는 것이 기술의 발달로 인해 더 이상 전문가들만의 소유가 아니다. 그런데 대중들은 사진을 유희적인 수단으로 이용하는 비중이 커졌지만, 작가들은 진지하게 자신의 세계관 및 미적인 감수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진을 이용한다. 또 예술가와 예술작품으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예술제도권으로부터 초대받아야 한다. 초대받는 작가의 작품이 예술로서 의미가 있다. 대중화된 사진문화가 발전하고, 성숙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는 진지하게 사진에 대해서 생각하는 이들이 좀 더 늘어나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중들과 진지하게 소통 할 수 있는 사진제도 및 사진아카데미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생겨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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