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과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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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2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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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흐름을 분석하거나 새로운 예술 화두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문학과 예술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사회에서는 인문학열풍이 불었다. 대학에서는 취업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과거에 비해서 사회과학을 비롯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지만 학교바깥에서는 곳곳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강좌가 많이 열리고 있고 인문학과 관련된 책도 많이 출판되었다. 또한 미술애호가나 사진애호가를 위한 인문학강좌가 많이 기획되었다. 특히 한국사진은 2000년대 초반부터 디지털카메라가 폭넓게 보급되면서 사진애호가들이 많이 늘어났고 사진과 관련된 인문학적인 이론 강좌에 대한 관심도 높아 졌고 사진이론 수업도 많이 열리고 있다.

 

특히 롤랑 바르트의 사진기호학이나 발터 벤야민과 관련된 미학이론 수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강좌는 사진에 대한 미학적인 이해를 하는 것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좋은 사진작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미술과 관련된 이론 수업도마찬가지이다. 또한 모든 인문학적인 지식은 사진을 비롯한 예술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론가나 작가들이 필요한 이론을 차용해서 사용할 뿐이다.

최근에 열린 사진전시 중에는 텍스트가 작업과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앞서가는 경우도 많이 있고 현학적인수사로만 포장되어 내용이 허술한 작가노트나 평론문도 많이 있다. 작가노트는 작업과 부합되는 이론이나 작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성이 느껴져야 작업의 완성도를 뒷받침 할 수 있다.

평론문은 인문학적인 사유나 지식을 기반으로 개별 작가의 작업과 특정시대의 예술흐름을 분석하거나 새로운 예술 화두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개별 작가와 작품 그리고 관객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현실과 유리된 현학적이고 형식에만 치우친 글은 평론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다. 인문학을 깊이 있게 이해하려면 오랫동안 연구하고 몰두해야 한다.

전시기획도 인문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문학적인 사유를 기반으로 전시주제를 정하고 참여 작가와 전시 작품을 정한다. 전시주제는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새로운 주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부한 주제는 동시대적인 의미의 예술과는 간극이 존재한다. 비슷한 느낌을 자아내는 작품이나 동일한 소재를 재현한 작품을 나열하는 것은 시대성을 반영하는 전시와는 거리감이 느껴진다. 동시대성을 추구하는 전시라면 현재 예술의 흐름을 반영하는 작가와 작품을 선별해서 전시를 꾸며야 한다. 작가와 작품을 나열만 하는 전시는 생산적인 전시는 아니다.

인문학은 예술을 풍성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인문학이 예술을 이해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인문학은 그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한 연구자의 지식이 좀 더 본질에 가깝다. 상품미학적인 관점에서 인문학강좌를 포장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것은 전시도 마찬가지이다. 인문학과 예술은 다양한 의미체계를 기반으로 조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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