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방" 오철민 사진전
"빈방" 오철민 사진전
  • 박미애 취재국장
  • 승인 2019.06.17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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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3-06.19
인사동마루 갤러리 3관

 

 

작가노트

 

방에는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과 감정의 흔적이 묻어있다.

그것들은 덧대어진 도배자국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래로 숨겨질 뿐

밖으로 드러나진 않는다.

 

나는 소멸을 앞둔 그 방들을 위로하며 귀를 기울인다.

어떤 방에선 미소를 지었고, 어떤 방에선 큰소리로 통곡한다.

 

나는 칼끝에 선 무당이 되어

제사상에 음식을 놓듯 버려진 물건들을 정리하여 재배치한다.

그곳을 거쳐간 많은 사람들의 이루지 못한 소망이 이뤄지길 빌고

쌓인 희로애락의 감정들이 그 방의 소멸과 함께 자유롭게 되는 의식을

사진촬영행위를 통해 치른다. 작업기간 동안 나의 카메라는

기록의 장치가 아니라 소멸과 염원성취를 매개하는 장치로써 작동한다.

001_꽃안을할비방-2
001_꽃안을할비방-2

 

 

작가의 변

빈방 2010년에 제작되고 2018년에 발표된 작업입니다. 제작 당시인 2010년은 뉴타운, 재개발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많은 사회적 부작용이 표면화되던 시기였습니다.

빈방을 통해 생활 주체와 오브제를 포함한 주변 환경이 단지 물리적 결합이 아니라 감정과 기억의 역사를 함께하는 유기적인 관계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단순한 기록의 주체가 아닌 대상의 관계에 개입해서 중재 혹은 매개하는 사진가의 역할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 감성과 감정의 촉을 세워 남겨진 물건을 매개로 부재한 주체와 그 장소에 대한 역사를 유추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이 시간은 신과 인간의 매개자인 무당의 빙의에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빈방에서 빛이 적당하길 기다리며 3-4시간을 혼자 앉아있으면 많은 생각이 듭니다. 버려진 물건에과 벽지의 곰팡이에 묻어있던 얘기들이 들리는듯 합니다.

빈방은 사진가로서의 제 행보와 함께한 작업입니다. 사진으로부터 멀어진 7년여의 기간동안 묵혀두었고, 다시 사진을 하면서 그 앞길에 세웠던 것이 빈방이기 때문입니다. 공백기간은 제게 있어 사진의 의미를 다시 새기는 계기가 됐고, 향후 작업에 있어서 좋은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7월 수원의 <실험공간 UZ>에서 기획전이, 8월 인천의 <잇다스페이스>에서 인천문화재단 지원으로 사진_설치개인전이 열릴 예정입니다. 관심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004_언젠간초록나무방-2
004_언젠간초록나무방-2

 

■ 약력

20195월 현재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과 순수사진전공 재학중

20108월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사진과 순수사진전공 입학

 

1999- 2012년 강남 논현동에서 광고전문 녹두스튜디오 운영

1996- 1999년 주간 미디어오늘 편집국 사진기자 근무

 

19893- 19966월 성균관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서양화전공

 

007_실패한바르트의방-2
007_실패한바르트의방-2

 

전시경력

<공모전>

2019<빈방> 인사동마루갤러리 전시지원 개인전선정 (612-618)

2019<은미> 서이갤러리 전시지원 선정 (319-473인전)

2019<THE TEXT 1_쓰다와 읽다의 변증법적 통일을 위한 일 고찰>인천문화재단 예술표현활동지원 개인전선정 (8월 예정)

 

<단체>

201821210/ 4인전 <소금,속음전> / 사진공간 배다리 / 인천

201711131125/ 2PASA FESTIVAL / 벽적골 갤러리 / 수원

008_나무다시있는방-2
008_나무다시있는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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