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윈 올라프 Palm Springs 팜 스프링
어윈 올라프 Palm Springs 팜 스프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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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8.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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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명: 어윈 올라프 Erwin Olaf (1959년~, 네덜란드)
전시 일: 2019. 9. 5(목) ~ 10. 6(일)
장 소: 공근혜 갤러리
관람 시간: 화-토/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일/오후 12-6시(매주 월요일 휴관)

21세기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작가 어윈 올라프 Erwin Olaf (1959)의 한국 개인전이
9월 5일부터 10월 6일 까지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린다.

네덜란드는 올해로 60세 생일을 맞이한 어윈 올라프를 위해 중요한 전시들을 기획했다.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헤이그 시립미술관에서 대대적으로 열린 그의 회고전에는 3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가는 기록을 남겼다. 이에 미술관 측은 전시를 1개월 더 연장하는 등 유럽에서 그의 인기를 가히 실감케 하였다.  네덜란드 최고의 국립 미술관 라익스 Rijksmuseum 는 어윈 올라프의 작품을 500점 넘게 소장하고 올해 7월 3일부터 9월 22일까지, 렘브란트, 요하네스, 얀 스테인 등의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회화작품과 어윈 올라프의 사진작품을 나란히 선보이는 전시회를 열었다. 사진, 영상이라는 현대적 매체로 네덜란드 미술사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21세기를 대표하는 작가로 어윈 올라프의 이름을 역사에 올리는 의미 심장한 전시회다. 전시 오프닝에는 암스테르담 시장이 참석하여 네덜란드 정부가 수여하는 사자 기사작위 훈장을 작가에게 수여했다 (a Knight in the Order of the Dutch Lion). 이 전시는 2020년 뮌헨 미술관을 시작으로 전 세계 순회전을 계획하고 있다.

Palm Springs_ The Niece_2018 Erwin Olaf ,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2012년부터 어윈 올라프 작가를 한국에 소개해온 공근혜갤러리는 그의 60세를 기념하는 뜻 깊은 행사를 한국 팬들과도 함께 나누기 위해 9월 추석 연휴와 KIAF 기간에 맞춰 그의 최신작을 소개하는 전시회를 개최한다.  특별히 이번 전시회에는 현재 릭스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그의 작품 가운데 렘브란트 작품과 나란히 걸린 80년대에 제작한 흑백 사진작품 2점도 함께 선보인다.

Palm Spring2s_American Dream, Self-Portrait with Alex II_2018 Erwin Olaf ,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어윈 올라프의 최신작 ‘Palm Springs 팜 스프링스(2018)’는 변화를 겪고 있는 대도시들에 관해 2012년부터 제작한 로케이션 시리즈 ‘Berlin 베를린(2012)’과  ‘Shanghai 상하이(2017)에 이은 마지막 작이다.  사회적 금기에 도전하고, 인간의 나약함에 관해 탐구해 온 어윈 올라프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가장 보여주고 싶은 것은 완벽한 세계가 내포하고 있는 균열이다.” 팜 스프링스 Palm Springs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부에 자리한 화려한 고급 휴양지로, 헐리우드의 영화배우들이나 유명인사들이 빈번하게 왕래하는 곳이다. 겉으로는 완벽한 천국과 같은 팜 스프링스 Palm Springs를 배경으로 어윈 올라프는 미국의 인종 차별, 종교적 학대, 부의 양극화 등의 사회, 정치적 갈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Palm Springs_The Bank, Still Life_2018 Erwin Olaf ,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이번 전시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The kite(연)는 백인에게 천국이라 불리는 팜 스프링스에서 가난한 흑인 모녀가 소풍을 갈 수 있는 곳은 버스로 이동 할 수 밖에 없는 먼지 날리는 사막뿐이다. 말라버린 나무 가지에 걸린 성조기로 만든 펄럭이는 연을 바라보는 두 모녀의 뒷모습이 애잔하다.
 

전시되는 작품 가운데 유난히 관객의 시선을 사로 잡는 인물 사진들이 있다. “은행가 집안의 어린 상속자 The Bank, successor” 라는 제목의 인물 사진은 마치 금발의 어린 트럼프를 연상시킨다.  “The worker” 라는 사진은 공용 빨래방 코인 세탁기 앞에 서 있는 흑인 노동자의 옆 모습이 감동을 자아낸다.

Palm Springs_The Bank, The Successor_2018 Erwin Olaf ,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얼마 전 서울 시립 미술관에서 열린 영국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1937~)의 1972년 작, Pool with Two Figures 의 배경은 싱그러운 녹색인데, 그에 대한 변주로서 제작한 어윈 올라프의 사진 “American Dream-Self Portrait with Alex, 2018” 에서는 팜 스프링스의 말라 버린 노란색 잔디와 황폐해진 산이 배경으로 보인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그때 우리 제작 팀은 잔디에 녹색을 칠하자고 제안했다. 무언가를 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제안이겠지만, 내가 원하는 바는 아니었다. 시든 잔디는 팜 스프링스라는 완벽하게 인공적인 곳에 가슴 아픈 무언가를 불러일으킨다.”
자신을 모델로 한 이 작품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설명한다. “ 더 이상 될 수 없는 것을 갈망하는 한 인간, 어떤 미의 도달불가능성을 나타내고 싶었다. 화면 속 인물은 파티 의상으로 화려하게 치장할 수는 있지만, 벽으로 둘러싸인 파라다이스의 정원을 가진 60살의 늙은 남자일 뿐이다.” 사진 속의 이 남자(어윈 올라프)는 허황된 아메리칸 드림 American Dream과도 같은 자신의 환상 속에 황망하게 서 있다. 또한 이 작품에서 올라프는 유한한 인간의 삶에 대해 말하고 있다. “당신이 지금은 살아있지만, 내일은 그렇지 않을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은 굉장한 이점이다.”  어윈 올라프는 폐기종을 앓고 있지만, 여전히 왕성한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그는 자신의 병을 통해 인간의 나약함과 삶의 유한성에 대한 고찰을 거듭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그의 작업 전반에서 드러난다.

Palm Springs_The Kite, Still Life_2018 Erwin Olaf ,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팜 스프링스 시리즈와 함께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The troubled (2016)’는 2015년 11월 바타클랑(Bataclan) 극장을 포함한 프랑스 파리 시내 여러 곳에서 일어났던 무차별 테러 사건에 대해 작가의 비판적 생각을 보여주고 있는 대형 영상 설치작품이다. 13개의 스크린 화면에는 클로즈업 된 다양한 얼굴과 표정의 인물들이 나타나고 사라진다. 서서히 변화하는 각 인물들의 표정은 각기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감정은 불안, 괴로움, 분노와 연관되어 있다. 속수무책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어버린 반인륜적 테러행위에 대해, 무기력한 다수의 소리 없는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이는 뉴스에서 보도되는 사실로서의 테러 사건에서 삭제된 개인적이고 사적인 감정과 표정을 소리 없는 외침으로 시각화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 파리 시청의 파사드 작품으로 2017년 팔레드 토쿄 수석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전시된 바 있다.

Palm Springs_The Worker, Portrait_2018 Erwin Olaf ,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4. 작가소개
저널리즘을 전공했던 어윈 올라프는 현대 사회에서 마주하는 인종, 신분, 동성애, 종교, 관습 등의 문제들을 아주 날카로운 미적 직관을 통해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아무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던 일상에 질문을 던지며 인간 본질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그는 기존 사회문제들을 다루었던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들의 다소 무겁고 신랄한 이미지들에서 벗어나, 대중적 취향과 표현적 자유의 한계를 뛰어 넘는 다양한 실험을 40년 동안 해 왔다.
회화적인 세련된 색채감과 사진적 정교함을 잘 결합시킨 그의 사진들은 네덜란드 17세기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렘브란트, 베르메르, 얀 스테인 등의 회화 작품들과 함께 거론 되곤 한다.
현재 그의 작품은 네덜란드 국립미술관 라익스 Rijksmuseum, 국립 현대 미술관 스테델릭 Stedelijk Museum, 독일 쾰른의 루드빅 미술관, 미국 조지 이스트만 하우스, 상하이 사진 미술관, 엘튼 존 컬렉션 등에 영구 소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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