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개구리는 천등 번개를 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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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12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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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강좌의 필요성
다른 성향의 작가를 터부시 하지 말라

필자는 직업상 여러 작가들의 많은 전시회를 관람한다. 비단 직업 때문만은 아니다.필자가 처음 사진을 접하고 공부할 때부터 지금까지 늘 그러해왔다.
이유인 즉, 혼자 책을 보고 공부하거나 스승을 통해 공부하는 지식들은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전시를 다녀보면 내가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것을,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였던 것을 과감하게 작품으로 승화한 경우를 많이 보았고 이를 통하여 나 자신의 안일함을 타도하는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사진을 배우고 싶거든 전시장을 많이 다녀라

 

전시장을 가보면 저마다 독특한 특성이 있다.
작가의 연령이나 성향, 수준에 따라 그 분위기는 천차만별이다. 아마추어 자가들의 사진전을 가보면 뭔가 생동감이 넘치고 북적거리는 맛이 있다. 작품들도 신선함이 다분히 묻어나와 교과서적인 사진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전문 작가들의 전시를 보면 그들의 사력과 비례하는 노하우와 작가의 성향이 작품에 고스란히 배어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사람의 생김새가 각기 다르듯이 작가들의 작품 또한 같은 것이 하나 없다.
혹자는 소재가 고갈되어 이제는 작품 활동을 하기 힘들다고도 하나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된 생각이다. 전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이와는 정 반대로, 소재의 다양성에 놀라기 때문이다. 노력하여 찾지 아니하고 남들이 먼저 다룬 소재라서 더는 다룰 수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란 것이다. 같은 소재라도 바라보는 시각이나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관점에서 표현하여 작품으로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사진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과 더불어 사진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예전 필름 시대랑은 많은 차이가 난다.이는 저렴한 비용으로 좀 더 멋있는 사진, 아름다운 사진을 찍어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리라.
그러나 전시장을 많이 다녀 본 사람이라면 느끼는 것이 하나 있을 것이다.그렇게 사진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음에도 제대로 마음먹고 전시장을 찾는 이들의 숫자는 그리 많지가 않다. 물론 많은 전시가 서울에 집중되어있어 지역적인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사진을 공부한다고 하면 적어도 한달에 두서너 번은 전시장을 찾아 봐야 올바른 공부를 한다고 하지 않을까? 아무리 인터넷이 잘 발달되어 굳이 전시장을 힘들여 찾지 않아도 보고 싶은 작품이 있으면 마음대로 볼 수 있다고는 하나, 전시장에 전시된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참된 맛과 감동은 감소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한정된 사이즈의 모니터에서 그것도 색감이 제각각인 모니터로 ‘작가가 의도한 색감과 질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라고 보는가?
아직도 ‘모니터와 전시장에서 보는 작품이 별 차이가 없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즉시 신문을 내려놓기 바란다.
그리고 전시장으로 뛰어가 보라.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직접 인화(Print)한 작품들, 대형으로 인화해 액자에 담아 걸어놓은 작품들, 전시장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 전시장 분위기, 작품을 전시한 작가와의 만남, 수많은 대화들...만약 모니터에서 보던 것들과의 차

이점을 못 느낀다면 ‘바보가 아닌가?’ 의심해 보라!
작품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강좌의 필요성

대학에서 정규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들에게도 문제가 많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카메라 사용법이나 촬영법 등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배우게 되는데, 정작 이들이 전시장을 찾는 일은 많지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교육과정 자체에 전시에 관한 부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굳이 개인적으로 수업 외에 별도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 전시장을 찾아 작품을 관람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학점에 포함이 되는 것도 아니고 강제성도 없으니 가뜩이나 바쁜 와중에 그것까지 챙길 필요는 없다는 것.(더구나 시험기간이 아닌 다음에야 수업이 없는 주말엔 놀러 다니기 바쁜데..)
그러나 이러한 생각을 하는 학생들에게 필자는 반드시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 ‘그대가 진정으로 사진을 공부하기 위해 그 강좌를 듣는 것인가? 그래서 그 학과에 진학한 것인가?’대부분 ‘촬영법만을 배우면 끝’이라는, ‘학점만 따면 된다’라는 생각이 만연해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마는 실수를 범하고 마는 것이다. 많이 보아야 한다. 또, 많이 들어야 한다. 그리고 많이 만나야 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다른 작가의 전시를 관람하는 것이다.
“三 人 行 必 有 我 師(삼인행필유아사)” 라고 하였다.
이는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말로 그중에 좋은 점은 배우고 나쁜 점은 경계 하라는 뜻이다.
사진계로 놓고 보면 훌륭한 작가도 있을 것이고, 변변치 않은 작가도 있을 것이고, 최악의 작품을 작품이라고 걸어 놓는 작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들을 보고, 듣고, 느껴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한 사람만이 자신의 수준을 올리고 평가받는 데 있어 객관적일 수 있는 것이다.
 요즘은 거의 매주 많은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때에 따라선 굵직굵직한 기획전도 많이 열리기 때문에 아예 '사진 작품의 관람과 평가'등의 과목을 신설하여도 좋을 것이다.
(즉, 전공과정이든, 교양과정이든 사진에 관한 과목에는 반드시 전시 관람에 대한 항목을 두어 관람하는 방법과 전시에 대한 추천, 그리고 관람 후의 작품 평에 대한 Report를 제출하도록 하여 학생들의 안목을 높여주어야 한다는 게 말의 요지다.
이렇게라도 강제성을 두어야 전시를 관람할 것이며, 이렇게라도 해야 조금이라도 작품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물론 모든 학생들이 전시장을 가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스스로 전시를 찾아다니는 학생들이 몇 안 된다’라는 것이다. 전시장 가는 것을 귀찮게 여기는 다수의 학생들을 지적한 것이니 오해했다면 풀기 바란다.)

다른 성향의 작가를 터부시 하지 말라

많은 기성 작가들이 오류를 범하고 이를 후배들에게 대물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작품 세계와 상반되거나 자신이 싫어하는 소재나 성향을 보이는 작가와 그의 작품은 심하게 배척하고 폄하하는 것이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좋아하는 것도 있고 싫어하는 것도 있다.
그것을 누가 뭐라 하겠는가? 각자의 취향인 것을...
하지만 자신이 싫어한다고 해서 그것을 무조건 배척하거나 폄하하는 것은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누군가는 그것을 좋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 작가만의 고유한 작품 세계이기 때문이다.
기성 작가들이 가장 많이 범한 오류가 심할 정도로 배척하고 폄하하는 이런 행동들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우려되는 것은 기성 작가들의 이러한 행태를 보고 배운 후배들이다. 그들도 이런 행태들을 반복하지 말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몇몇 바르지 못한 기성 작가들의 오류는 따라 하지 마라.  전시장에 출석 도장을 꽝꽝 찍어야 한다는 것을.전시가 많아졌다는 것은 그대들에게는 진정한 축복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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