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숙자 사진전 '이방인의 눈'
신숙자 사진전 '이방인의 눈'
  • 박미애 취재국장
  • 승인 2019.11.06 2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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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19.11.01(금) - 11.17(일) : 월요일 휴관
작가와의 대화 : 2019.11.09(토) 오후2시
장소 : 작은창큰풍경갤러리
대전시 동구 대전천동로 580/010-9910-2077

 

◆작가의 노트                           

이방인...
낯선 곳에 내린 날부터 내게 붙여진 이름이었다.
공항에서 언니네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는 하얗게 진눈깨비가 흩날리고 있었다.
따스한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을  뒤로 하고 머나먼 길을 날아온 내게 
전혀 생각지 못한 4월 말의 낯선 풍경이였다.  이방인의 시작였다.

고국 방문을 겸해  생각지 못했던 전시회를 기획하며,
그동안 무심코 쌓아왔던 나름의 날들을 깊은 주머니속에서 끄집어 내듯
하나씩 하나씩 늘어놓아 본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보아왔으며, 무엇을 만져왔으며, 무엇을 품고 왔는가.....
낯선 이방인의 눈으로 내가 찾는 것은 무엇이엇을까....이 낯선 나라에서.
뒤늦게 시작한 사진 공부,  세상을 몇배 더 아름답게 볼 수 있게 된다는
스승님의 말씀에 눈을 껌뻑이며,  순간의 빛으로 잠시 머물다 가는 세상을 보기 시작했다.

미로처럼 꼬불 꼬불 돌아가는 골목길 대신 똑 바로 그어진 멋없는 바둑판 길에 서서
겉도는 바람처럼  이방인의 얼굴로 눈으로 마음으로 어느덧 40여년을 버티며 서있는 나를 본다.

문득 어렸을 적 생각이 난다.
차가운 날 밖에서 놀다 뛰어 들어오다 보니, 옷이 엉망이었다.
다가온 엄마...속옷, 윗도리, 그리고 바지춤,  차곡 차곡 포개어 여며주시던 그 손길...참 따뜻했다.
그때 부터였다.   엄마에 대한 기억은 항상 그 따스함으로 이어진다.

난생 처음으로 신고식처럼 하게된  서투른,  고국에서의  전시회.
마치 하루종일 노느라 잊고 있던 엄마 앞으로 다가가는 응석쟁이 어린애처럼 
낯선 곳에서 이방인의 눈빛으로 길들여진 나를
고국의  따스함앞에 철없이 다 드러내 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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