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야 놀자 2만 원의 행복
렌즈야 놀자 2만 원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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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2.1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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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itar 70-210mm 1:4.5-5.6 MC MACRO FOCUSING ZOOM 즐기기

렌즈야 놀자 220112

2만 원의 행복-1

Vivitar 70-210mm 1:4.5-5.6 MC MACRO FOCUSING ZOOM 즐기기

 

. 사진: 유 재 력

황학동 거리가 그전 같은 낭만이 안 보인다.

별의별 잊혀진 물건들, 현 우리 생활에서 멀어진 그러나 추억이 곁들어진 생활 용구나 장식품들이 우리의 마음을 따듯하게 해 주는 거리였다.그러나 몇 년 만에 들러 본 황학동 거리는 한가하기만 하다. 특히 내가 관심 있는 카메라 점포들은 몇몇 만 남아있다.

황학동의 카메라 전문 점포들은 전에도 그랬지만 남대문이나 충무로보다 절대 싸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상태가 더 안 좋은 카메라나 렌즈를 더 비싸게 살 수도 있다.그러나 눈을 돌려 보면 카메라나 렌즈 등, 사진 관련 전문점이 아닌 상점 한구석에 먼지 묻은 카메라나 렌즈들이 보이기도 한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고 한다.

조그만 옛 카메라나 렌즈의 상식이 있으면 색다른 경험의 사진 세계를 맛볼 수 있다.

옛 렌즈라고 다 명품은 아니다. 특히 제3 메이커의 OEM 렌즈들은 특히 그렇고 그중에서도 보급형들은 골동 상회에서도 한 자리도 못 차지하고 먼지 속에 쌓여있다. 그러나 남이 안 보고 버린 물건도 쓰는 사람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도 있다지난가을 어느 날 황학동을 찾았다. 한가한 거리에 카메라전문점이 한두 군데 보이지만 가격이나 제품에 믿음이 안 간다.

카메라 전문 골동상을 지나니 한 중년 여인이 있는 점포에는 싼 라디오나 오디오 제품과 기타 오래된 가정용품과 함께 쓸 수 없는 카메라 렌즈들이 아무렇게 쌓여있다. 작동되는지 안 되는지도 모르는 주인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래된 필름 카메라 두 개를 각각 3만 원에 그리고 2만 원만 달라는 Vivitar 70-210mm 1:4.5-5.6 MC MACRO FOCUSING ZOOM을 샀다.

Vivitar 렌즈는 싸고 고품질의 “SERIES 1”으로 유명하다. 다양한 일본의 군소 렌즈메이커에서 OEM 제품 중 일부 렌즈를 “SERIES 1”로고를 붙여 판매한다. 그러나 Vivitar 70-210mm 1:4.5-5.6 MC MACRO FOCUSING ZOOM 렌즈는 다양한 카메라 마운트로 생산된 Vivitar 렌즈 중 초저가의 렌즈로 판매된 렌즈이다.1975년부터 1990년경까지 생산된 이 렌즈는 물론 수동 초점이다. 망원 줌렌즈로는 가벼운 380g의 무게로 1:4 배율의 근접 촬영이 가능하다.내가 먼지 속에서 골라낸 이 렌즈는 비교적 깨끗하고 흠집도 없다. 슬라이딩 줌도 비교적 부드럽고 초점조정도 부드러운 편이다.

Vivitar 렌즈는 다양한 70-210mm렌즈를 판매했으며 Kiron, Cosina, Tokina, Kiron 등 일본의 여러 렌즈 메이커들과 한국의 삼양 광학에서도 납품했었다. 그중에 내가 구매한 것은 Cosina가 생산한 것으로 생산번호가 09로 시작하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Vivitar 렌즈들은 생산번호의 앞 두 자리 숫자로 생산한 회사를 확인할 수 있다.이 렌즈를 잡는 순간 이렇게 가볍고 앙증맞은 망원렌즈가 있구나 하는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Minolta 마운트인 이 렌즈를 어댑터로 Sony A7rIII에 맞추고 울산 태화강을 한 바퀴 돌았다. 내 손에 망원 줌을 들고 있다는 느낌이 없을 정도 가볍고 편하다.

1990년대 필름 시절에 보급형으로 제작된 이 렌즈가 최신형 디지털 시대의 200만 원대 렌즈와 질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너무 크게 확대 인화하지 않는 한 큰 무리 없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 1m 이상이라도 내용에 따라 100배 가격의 렌즈보다 좋은 내용을 담을 수 있다.

중심부의 적당한 해상력과 역광에서의 플레어도 쓸만하다. 왜곡 현상도 다른 고급렌즈보다 그리 나쁘지 않으며 가장자리 어두운 현상이나 색 수차는 나쁘지 않다.배경 흐림은 개성이 있지는 않으나 쓸만하다. 2만 원에 무슨 불만이 있겠는가내 카메라 가방을 가볍게 하는 방법으로 크롭바디로 무장해 왔다. Nikon D7200에 솜털 같은 무게의 Nikkor 55-200mm f4-5.6 VR 렌즈, Samsung NX50016-50mm, Samyang 12mm f2가 나의 가벼운 셋트였다그러나 이제는 Sony A7rIII에 깃털같이 가벼운 Samyang 18mm f2.8, 35mm f2.8, 그리고 Vivitar 70-210mm 1:4.5-5.6 MC MACRO FOCUSING ZOOM로 무장을 바꾸어 볼까 한다.

Sony A7rIII야 가격이 좀 나간다지만 삼양 중고 2 렌즈 한 60만원 그리고 Vivitar 망원 줌 2만 원.돈도 가볍고 가방도 가볍고 내 마음도 가볍다. 생각만 잘 정리해 작품만 잘 찍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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