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용 렌즈 즐기기-Rodenstock SPLENDAR 100mm f2.8
영사용 렌즈 즐기기-Rodenstock SPLENDAR 100mm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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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1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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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야 놀자 220409
글.사진:유 재 력

영사용 렌즈 즐기기-Rodenstock SPLENDAR 100mm f2.8

 글.사진:유 재 력

따스해진 봄 날씨에 벚꽃 잎들이 눈처럼 하늘을 날고 고궁엔 스마트 폰을 든 연인들이 벚꽃 그늘에 줄을 선다.

예전 장 망원렌즈나 줌렌즈를 들고 연인에게 무게를 잡던 남정네들은 사라지고 손과 손에 폰카로 서로를 담고 함께도 찍는다.

사진을 좋아하는 듯한 연로한 몇 분의 가슴에만 커다란 카메라가 달려있다.

봄의 기록은 꽃과 푸른 잎이다. 새봄의 꽃과 푸른 잎은 어느 카메라나 렌즈도 아름답게 표현할 수밖에 없다.

현대의 디지털카메라와 렌즈가 갖는 스펙과 결과물은 엽서 사진을 만드는 데는 완벽하다.

그러나 좀 모자란 듯하면서도 개성 있고 색다른 결과물을 원한다면 렌즈의 선택이 중요하다.

그 한 예로 촬영용 렌즈가 아닌 환등기나 영화관의 영사용 렌즈를 사용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다.

 

필름 시절 프로 사진가에겐 대형카메라가 필수였으며 다양한 렌즈의 구비와 렌즈의 브랜드도 중요했다.

대형카메라의 톱브랜드의 렌즈는 역시 값비싼 독일의 Carl Zeiss 렌즈나 VoightlanderApo Lanthar, Heliar 렌즈가 자리 잡고 있지만, 일반적이고 편하게 쓸 수 있는 브랜드는 역시 독일의 SchneiderRodenstock 렌즈들이다.

Rodenstock 렌즈들은 유럽 취향에 맞는 색상으로 Schneider 렌즈들에 비해 차갑고 과장 되지 않은 채도의 색상으로 특별한 애호가들을 갖고 있었다.

SchneiderSymmar가 있다면 RodenstockSironar가 있고 SchneiderSuper Angulon이 있다면 RodenstockGrandagon이 있었다.

확대기 렌즈도 SchneiderComponon이 있다면 RodenstockRodagon이 있다.

미국의 Kodak이 독일에서 생산한 Retina IIIc는 미국 시장용은 SchneiderXenon 50mm f2, 유럽용은 RodenstockHeliogon 50mm f2를 붙여 판매했다.

 

1877년 독일에서 설립 되어 1878부터 안경이나 측량기용 렌즈를 생산한 Rodenstock는 렌즈와 사진 산업의 명문가로 한때는 카메라를 생산하기도 했다.

독일에서 생산한 KodakRetina IIIc는 미국에 SchneiderXenon 50mm f2, 유럽용은 RodenstockHeliogon 50mm f2를 붙여 판매했다.

현 디지털 시대의 이 두 렌즈 회사들은 전문가용의 중형이나 특수 목적의 고사양 렌즈들만을 만들고 있다.

RodenstockSPLENDAR 100mm f2.8는 환등기용으로 조리개가 없는 렌즈이다.

환등기용 렌즈로 촬영하는 목적은 그 독특한 뭉개짐(Bokeh)을 즐기기 위함이다. 그러나 촬영용으로 만들어진 렌즈보다 선예도가 떨어진다. 이것도 하나의 목적이 될 수 있다. 또한 콘트라스트도 약하고 부드럽다. 그래서 인물 사진에 좋다.

꽃이나 자연 사진이 강한 콘트라스트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부드러운 것은 강한 것 보다 이야기가 많다. 봄의 꽃 이야기를 담는데 일반 촬영 렌즈보다 이 SPLENDAR 렌즈가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도 있다.

화려하지 않으면서 잔잔한 이야기가 있다. 선명하지 않은 것 같은데 뚜렷한 이야기가 있다. 사진은 기능적인 데이터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환등기용 렌즈를 사용하기 위해선 적당한 구조변경이 있어야 한다. 일반 DSLR 카메라엔 초점 조정을 위해 헬리코이드가 필요하지만, SONYNIKON Z 등 밀러리스 카메라에는 접사용 주름상자(Bellows)를 사용할 수도 있다.

만족할 수 있는 사진은 후보정이 따른다. 이 환등기용 렌즈도 적당한 콘트라스트 보정만으로 몇 배의 가격을 지불하고도 못 얻는 가치 있는 결과물로 작품의 세계를 맛볼 수 있다.

 

 

 

 

 

 

 

 

 

 

 

일본이 평정한 카메라 산업에서 조금이나마 다른 나라의 목소리가 들린다.

싼 부속품의 중국이 일부분을 점령하고 특수 고급 부분에서 유럽이 아직도 한자리한다.

삼양옵틱스가 그나마 Made In Korea를 유지하고 또 다른 국산 렌즈도 외국에서 작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고 하나 국내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8년 전 문 닫은 삼성카메라가 아직도 일제 어느 카메라에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가졌는데도 국산이 뭘?” 하고 깎아내린다.

삼각대의 명품 Photo Clam도 외국에서 인지도가 더 높다고 한다.

우리 것을 써야 우리 것이 좋아진다.

잘 만들고 다른 제품보다 뛰어나면 언제고 인정받는다.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다른 발전 없이 이름만 바꾸어 가격만 올리는 일본 제품들을 따라 하기보다 우리의 사진 관련 산업들이 무언가 창의적인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잡을 수 있는 시간이 오길 기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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