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노 피셔_동베를린의 사진가 Arno Fischer_ A Photographer in East Berlin
아르노 피셔_동베를린의 사진가 Arno Fischer_ A Photographer in East Berlin
  • 박지영 기자
  • 승인 2022.06.20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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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시 명 : 《아르노 피셔_동베를린의 사진가 Arno Fischer_ A Photographer in East Berlin》
· 주 최 : 독일국제교류처(ifa)
· 주 관 : 성곡미술관
· 기 획 : 마티아스 플뤼게(Matthias Flügge)
· 협 력 : 주한독일문화원
· 전시기간 : 2022년 6월 23일(목) - 8월 21일(일)
· 전시장소 : 성곡미술관 1관, 2관
· 전시작품 : 사진 180여 점
* 성곡미술관은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확산 방지를 위하여 개막식을 생략합니다.

◆ 전시 연계 특별 강연회

* 1회
- 주 제 : 《스트레이트 포토그래피의 역사》
- 강연자 : 박상우(서울대학교 미학과 교수)
- 일 시 : 2022년 7월 9일(토) 2pm
- 장 소 : 성곡미술관 내

* 2회
- 주 제 : 《독일 사진의 역사》
- 강연자 : 박상우(서울대학교 미학과 교수)
- 일 시 : 2022년 7월 16일(토) 2pm
- 장 소 : 성곡미술관 내

성곡미술관은 독일 사진사의 상징적 인물인 아르노 피셔(Arno Fischer, 1927~2011)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동독 출신인 피셔의 이번 전시는 베를린 장벽이 건설되기 전인 1953년부터 장벽이 무너진 1989년을 거쳐, 피셔가 세상을 떠난 2011년까지 그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회고전으로, 빈티지 프린트를 포함해 180여 점의 사진 작품으로 구성된다.

동베를린, 쇠네펠트 공항, East Berlin, Schoenefeld Airport, 출처 지뷜레 1968(1월), 40x30cm

 

베를린 베딩(Wedding)에서 태어난 피셔는 패턴 제작 목공 견습생으로 시작해 조각가가 되기 위해 1947년부터 6년간 동서 베를린에서 조각을 공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사진을 접하고, 곧 조각 학교를 중퇴했다. 그는 카메라를 메고 자신의 고향인 베를린의 구석구석을 탐험하며 약 7년 동안 동서 베를린의 평범한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 습작 같은 사진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베를린의 생생한 모습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베를린의 동서 분단 이후 그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아르노 피셔는 1950년 본격적으로 사진가 일을 시작했고, 1966년부터 그의 동반자이자 사진가인 지빌레 베르게만(Sibylle Bergemann, 1941-2010)과 함께 28년간 거주한 그들의 12번지 쉬프바우어담 아파트는 새로운 예술의 토론장이 되었다. 그는 당시 가장 혁신적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헬무트 뉴튼, 로버트 프랭크, 바바라 클렘, 엘렌 아우어바흐와 같은 국제적 사진가들을 초대해 진정한 인간의 자유에 관해 토론하며 그들을 선도했다. 또한 그는 라이프치히, 베를린, 도르트문트의 대학에서 교육자로서 사진과 디자인을 가르치며, 동서독의 3세대 사진 예술가들의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뉴욕, New York, 1984, 27x40cm
서베를린, 5월 1일, 티어가르텐, West Berlin, 1 May, Tiergarten, 1959, 27x40cm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 선착장,New York, Staten Island Ferry, 1978, 27x40cm

 

 

 

 

 

 

 

이 전시는 독일국제교류처 주최로, 사진 역사학자이자 피셔와 절친한 사이였던 마티아스 플뤼게(Matthias Flügge)가 기획을 맡았으며, 주한독일문화원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피셔의 사진은 독일의 전쟁, 분단과 통일을 모두 목격한 예술가의 눈에 비친 독일인독일 문화의 생생한 증언이자 굳건한 삶의 기록으로 지난 역사의 부활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역사적으로, 그리고 예술적으로도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예술가이자 교육자로서 자신의 삶과 예술을 굳건히 지켜온 피셔의 작품은 여전히 분단국으로 남아있는 우리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사회적, 정치적 이념을 뛰어넘은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보통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도 겹쳐 보이며, 그의 사진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사진예술이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리라. 디지털 프린트에 익숙한 우리 눈에 작가의 손으로 프린트한 진짜 사진의 맛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기도 하다.

 마를레네 디트리히, 모스크바, Marlene Dietrich, Moscow, 1964, 37x25cm

기획의 글

아르노 피셔의 사진 - 마티아스 플뤼게(Matthias Flügge)

위대한 것은 많으나 인간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다.’ (소포클레스, 안티고네)

아르노 피셔는 종종 가장 유명한 무명 사진가로 묘사된다. 그런데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누군가에겐 알려지고, 다른 누군가에겐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은 과연 무슨 의미일까? 20세기 후반의 사진사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진가로서 아르노 피셔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며, 그의 사진은 동독을 뛰어넘어 최고의 존경을 받는다. 그는 삶의 대부분을 동독에서 보냈고, 사진 작업과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했다. 사진이 온전한 예술 매체로 인정받지 못했던 시절에 그는 사진 그 자체의 특성과 함께, 사진이 고유한 예술 장르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을 이어갔다. 그런데도 피셔는 늘 그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1985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그는 동베를린에서 자신의 첫 회고전을 열었다. 그 무렵 그의 전 작품 세계가 완성되었고, 라이프치히 미술대학에서 영향력 있는 교수로서도 명성을 얻었다. 그리고 그는 지성인으로서 정치, 경제, 종교 등 모든 기성의 권력에 맞서는 아방가르디스트였다. 오늘날에는 드물지만, 비교적 늦게 대도시로 부상한 베를린에는 지난 2세기 동안 피셔와 같은 예술가들이 넘쳐났다. 피셔는 가식적이지 않고, 대의에 헌신적이며 역경에 쉽게 굴하지 않는, 지혜롭고 풍부한 공감 능력을 갖춘 예술가였다. 그의 사진에서 엿볼 수 있듯, 피셔의 유머에는 삶의 지혜가 배어 있다. 그러나 피셔의 유머 감각과 멜랑콜리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서, 그의 사진은 항상 멜랑콜리한 분위기로 가득 차 있다. 그의 작품은 순간을 포착하며, 동시에 삶의 덧없음을 환기시킨다.

 

 

아르노 피셔_바이오그래피

1927 베를린 출생

1941-1944 베를린 보르지히 작업실에서 패턴제작 및 목공 도제식 직업교육 이수

1944-1946 독일 해군 참전. 영국군 포로로 잡혔으나, 석방 후 베를린으로 귀환

1948-1953 베를린 바이센제 미술대학 및 베를린 조형미술대학에서 조각 전공

1954-1956 민간 방사선연구소에서 사진실험실 연구원으로 근무

1956-1971 베를린 바이센제 미술대학 클라우스 비트쿠겔 교수 밑에서 사진학과 조교,

1957년부터 수석조교로 근무 및 강의

1965-1966 사진가 그룹 디렉트공동 설립

1971~ 프리랜서 사진가로 활동

1972~ 잡지와 책을 출판하기 위해 소련, 체코슬로바키아, 폴란드, 적도 기니, 미국 여행.

1980년대 후반까지 도시를 주제로 다수의 사진집 출간

1972-1973 라이프치히 그래픽 및 북아트 미술대학에서 강의

1975 페터 포이크트와 함께 동베를린 마르크스-엥겔스 기념 동상을 위한 강철 받침대 공동 디자인

1981 동독 조형예술가협회 내 사진 작업 그룹공동 설립

1983-1984 라이프치히 그래픽 및 북아트 미술대학에서 강의

1985-1993 라이프치히 그래픽 및 북아트 미술대학 사진과 교수로 재직

1985 사진가 지빌레 베르게만과 결혼

1986 독일민주공화국에서 수여하는 2급 국가상 수상

1990-2000 도르트문트 응용과학 대학교에서 포토저널리즘 강의

2000 독일사진협회에서 수여하는 에리히 잘로몬상 수상

2001-2006 베를린 사립사진학교 포토그라피 암 쉬프바우어담공동 설립 및 강의

2006-2011 베를린 오스트크로이츠 사진 및 디자인 학교에서 강의

2011 노이슈트렐리츠에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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