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남 개인전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추리라
이이남 개인전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추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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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0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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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16일(금)-10월 04일(화) (일,월요일 휴무)
2022년 09월 16일(금) 4~6pm
나우 갤러리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152길 16 갤러리나우
02-725-2930 / gallerynow@hanmail.net

갤러리나우는 디지털 기술과 동서양 고전을 접목한 미디어 아트로 주목받으며 자신의 지평을 넓혀온 작가 이이남의 개인전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추리라”>를 9월 16일부터 10월 4일까지 개최한다.

 그동안 이이남 작업을 영상으로 만났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처음 보여주는 그의 슈퍼미러위의  페인팅 작업을 볼 수 있는 전시이다. 또한 같은 이미지를 페인팅으로, 또 영상으로 동시에 보여주기도 한다. 그의 영상에서는 그가 명화를 패러디 하여 직접 그린 페인팅 작업을 영상화한 작업도 동시에 보여주는데 두점의 페인팅 작품이 동영상에서 붓터치를 통해 두개의 이미지가 만나면서 교차 된다. 영상 안에서 두개의 이미지는 미끄러지면서 직접 만나지지는 않으나 관람자에게는 두개의 이미지를 모두 감상하고 교감하게 되는 묘한 시공감 욕구를 충족 시켜준다. 또 한가지 방식은 슈퍼미러 위에 직접 유화물감으로 그린 평면작품도 볼 수 있다. 동영상에서 두개의 명화가 만난다면 미러 위의 그림에서는 작가의 작품 안에 관람자 혹은 공간이 비추임으로 관객이 작품 안으로 들어가서 직접 관여하게 유도된다. 즉 관객이나 공간이 작품에 비추이므로 정과 동이 만나고, 픽션과 넌픽션이 만나고, 관념과 현실이 만나는 체험을 하게 한다.

 

동시에 명화를 재구성하는 작업 방식의 연장선 위에 팝아트와 고전 작품 속에서 그만의 아이콘이 등장한다. ‘비운의 삶을 살아온 팝스타가 생의 마감 이후에도 예술과 산업의 다양한 영역에서 여전히 소비되며 동시에 사랑받는 모습을 통해 소비와 생명의 경계선상에서 영원한 것은 무엇인지 고민한다” 고 말하고 있듯이 삶과 죽음, 그리고 죽음 이후에도 대중들이 열광하는 스타… 이렇게 우리 눈에 보이는 것들 가운데 ‘진짜 별(스타)은 어디에 있는것일까’ 를 묻는 전시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별을 찾아가야 한다는 그의 소망의 표현이다.

이번 전시는 8점의 영상 작품과 7점의 미러 또는 스테인레스 스틸 페인팅 작품, 30cm 정방 크기의 디아섹프린트 85점을 5cm간격으로 배치한 그라데이션 벽면 대형 작업으로 구성된다.

 인간의 현실을 포착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된 결과물은 회화에서 사진, 영상, 그리고 ai까지 그 매체의 범위가 확장되어 왔다. 그의 작업에서는 ‘현재’와 ‘사실’에 대한 집착이 낳은 결과물로서의 ‘영상’이 아이러니하게도 시각적으로 재구성되어 픽션의 서사를 만들어내는 도구로 활용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명화는 원작으로서의 아우라를 벗고 완전히 새로운 의미 선상에 놓인 채 원본과 복제에 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본래의 이미지가 가진 맥락과는 다른 맥락의 접근을 가능하게 하여 폭넓은 해석의 세계를 열어왔다.

이이남의 작품에서 일관성 있게 드러나는 소재는 다양한 형식과 내용, 방법에 있어서의 ‘대비’라고 표현할 수 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동양과 서양, 고전과 현대, 정신과 물질, 시간과 공간, 정지와 움직임 등 세상에 반대 급부에 존재하는 명제를 하나의 화면에 보여주고자 했던 작가에게 있어서 디지털 이용한 아트는 그의 예술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완벽한 공간이었다. 작품은 동시에 존재할 수 없는 정반의 상징들을 뒤섞고 교차시키며 시각적 쾌락을 제공하는데 이는 이질적이면서도 낯선 조화로움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분화된 고정적인 관점을 교묘히 파괴하여 새로운 미감을 경험하게 한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이이남 작가는 1990년대말 애니메이션 작업을 시작으로 2000년대 SK텔레콤 애니메이션 공모전에서의 대상 수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는 명화를 재구성한 작품 ‘‘신-금강전도’, ‘박연폭포’, ‘인왕제색도-사계’ 를 이어 선보이면서 ‘디지털과 고전의 만남’ 이라는 화두 아래 대중에게 친숙한 동·서양 명화들을 재해석한 영상 작업을 본격화하였다. 액자로 위장된 모니터에 상영되는 작업들은 작가의 상상력을 토대로 기존 명화들에 움직임의 요소를 부여하거나 다른 이미지와 혼합하기도 하면서 전혀 다른 작품으로 재창조한 것이다. 이렇듯 명화 속 이미지의 재구성에 집중하던 이이남은 최근 점차 외연의 다양한 표현 방식의 하나로 붓자국과 같은 페인팅의 효과들을 작품에 등장시키며 그 내러티브를 확장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 제목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추리라”는 사후에도 예술 외 다양한 영역에서 소비되어 사랑받는 명화 속 아이콘을 통해 본 ‘영원함에 대한 갈망’을 주제로 한 작가의 시적인 표현이다. ‘영원함’의 가치는 ‘영원하지 않음’을 전제로 하고, ‘영원함’의 가치를 최대한 간직하고자 하는 매개를 필요로 한다. 전시에서 보여주는 화면 속의 빛나는 오브제로 장식된 <앤디워홀 연구_마를린 먼로>,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는 시간이 지나도 영원함의 가치를 잃지 않기를 바라고, 최대한 빛나는 순간을 간직하고 싶은 이의 마음을 대변한다. 영상 작업에서는 마릴린 먼로의 점이 다이아몬드로 변화되어 표현되고, 디아섹 프린팅 작업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에서는 디지털 빛으로 덧입혀져 디지털의 기술을 통해 다양하게 복제되며 다채로운 컬러로 그라데이션되어 시각화된다. 이 그라데이션 장치는 박제된 시간에서 드디어 해방되는 순간을 의미한다. 작가는 전시를 통해 세상 모든 존재는 소멸되지만, 여전히 기억되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디지털의 빛으로 담아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추는 ‘영원함’을 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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