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훈 사진전 곁을 내주다
이강훈 사진전 곁을 내주다
  • 포토저널
  • 승인 2022.09.1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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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0일(화) ~ 10월 2일(일)
류가헌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운동 113-3(자하문로 106)

눈에 밟히다 - 한때 산업역군으로 불렸으나 사우디에서 돌아와 건설노동자로, 서울역 노숙자로, 이제는 쪽방촌 사람으로 불리는 박씨는, 옆방 팔순 노인의 하루가 자꾸 눈에 밟혔다. 거동이 불편하여 끼니조차 챙기지 못하는 그를 위해 각자이던 밥상을 하나로 합쳤다. 가정을 이루어 본 적 없이 오래 혼자였던 두 사람에게는 서로의 숨소리도 위안이었다.

 

타인에서 한솥밥을 먹는 식구로, 그리고 이제는 돈의동 쪽방촌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두 남자의 나날을, 사진가 이강훈은 일 년 넘게 곁에 없는 듯 맴돌며 사진에 담았다. 한번 본 그들의 모습이 자꾸만 눈에 밟혀서시작된 일이었다. 그 사진들이 2011년 한겨레가 뽑은 올해의 사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사진가로서 이강훈의 이름과 타인 가족의 개념을 주목케 했다.

서로 기대다 - 성수동 골목 반지하에 사는 임할머니와 이할아버지. 각자 곡절 끝에 만나 남은 생을 서로 의지하며 살자, 결혼식도 혼인신고도 없이 달동네 작은 방들을 옮겨 다니며 함께 산 세월이 40년이다. 없는 것 투성이의 삶이지만, 그래도 이들에게는 서로가 있다. 함께 사는 이가 있으니 기초생할수급 대상에도 못들지만, 그래도 서로를 포기할 수는 없다.

<서로 기대다>는 이강훈이 <눈에 밟히다> 이후 4년 만에 내보인 타인 가족두 번째 시리즈다. 서로를 지켜주며 살아가는 두 노인의 초상을 통해, 우리 삶에서 서로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를 되뇌게 했다.

 

 

 

 

 

 

이후로도 일차적인 형태로서의 가족이 아닌, 사회적 인연의 테두리에서 만난 다른 형태의 가족관계들을 살피는 사진가의 시선은 계속되었고, 이제 7년 여 만에 그 결실이 전시로 선보여진다. 920일부터 류가헌에서 열리는 이강훈 사진전 <곁을 내주다>이다.

곁은 내주다 - 전라북도 순창에 귀촌한 젊은 농부 한재희 씨와 그의 아내는 서로에게뿐만 아니라 마을 어른들에게도 자신들의 곁을 내어주고함께 살아간다. 재희 씨는 어르신들 부탁을 쫓아다니느라 본인 농사일은 뒷전이기 일쑤다. 명자 씨 또한 매일 새벽부터 저녁나절까지 이어지는 식당 일에 숨 가쁜 하루를 보내면서도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을 외면하지 않는다.

이강훈의 눈에, 살갑고 바지런한 부부를 중심으로 마을 전체가 하나의 가족 공동체처럼 살아가는 모습은 낯설면서도 소중했다. 다섯 해 동안 숱하게 순창을 오가며 조용히 그들의 삶을 응시하고 사진으로 옮겼다. 사진가 임종진이 사람과 사람이 관계로 성장해가는 마을 전체의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한 그 모습들이, 50여 점의 전시작으로 추려져 관람객들 맞는다.

눈에 밟히다’ ‘서로 기대다’ ‘곁을 내주다’. 전시 제목들은 두 단어가 합쳐져 새로운 비유로 확장된 관용어들이다. 작가는 전시 제목처럼, 타인 가족이라는 아름다운 관계를 통해 눈에 밟히고, 서로 기대고 곁을 내주는삶의 가치를 세상에 전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 소개

 

이강훈 Lee, kang hoon

 

이강훈은 타인 가족시리즈로 사진을 해나가고 있다. 타인이면서 가족처럼 사는 쪽방촌 두 남자의 삶을 이 년여 동안 곁에 머물며 담은 사진으로 개인전 <눈에 밟히다>, 그리고 작은 방들이 점점이 박힌 성수동 어느 깊숙한 골목 반지하에 사는 두 노인의 삶을 <서로 기대다>란 전시 제목으로 두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그리고 여전히 일차적인 형태로서의 가족이 아닌, 사회적 인연의 테두리에서 만난 다른 형태의 가족관계들을 살피는 것에 시선을 두고 있다.

 

 

2010 한겨레신문 주관 ‘2011 한겨레 포토 워크샵 어워드 대상(올해의 사진가) 수상

2011 ’눈에 밟히다개인전

2011 여성가족부 여성사전시관 기획전 다시 날다

2012~2015 성동 근로자 복지센터 사진강사

2015 ’서로 기대다개인전

2015 루나 포토 페스티벌 단체전

2015~2017 국가인권위 발행 월간 인권사진 기고

2018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사진강사

2019 너나들이 프로젝트(한빛 맹아원) 사진강사

2019~ 디딤돌 문화교실(남대문, 창신동 쪽방촌) 사진강사

- 현대 엔지니어링*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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