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방 가득 단초점렌즈로 즐기는 파리 여행
한 가방 가득 단초점렌즈로 즐기는 파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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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2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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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야 놀자 230227
글· 사진: 유 재 력 사진

4년 만인 가 ··

오랜만에 여권을 챙기고 카메라 가방을 준비했다.

유럽, 특히 파리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파리에 가면 소매치기를 조심하라고 지인들이 당부한다. 좀 당황스럽지만 안전한 가방을 찾았다.

LoweproPassport Duo가 적격이다. 등에 멜 수도 있고, 허리에 찰 수도 있고, 부담 없이 앞으로 멜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렌즈 6개와 카메라를 전부 넣기에는 무리다.

지인이 써 보라고 준, 시중엔 아직 없는 XEN NEC이라는 세련된 백 팩도 같이 준비했다.

이 가방은 큰 카메라를 사용하기에는 불편하지만, 윗부분에는 카메라를 넣고 분리된 아래부분에는 칸막이가 있어 렌즈 넣기에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등 안쪽에서만 열 수 있어 카메라를 목에 걸고 있으면 렌즈는 소매치기당할 염려가 없다.

이번 여행은 지인이 그랑팔레 에페메르(GRAND PALAIS EPHEMERE)에서 열리는 프랑스 정부가 유일하게 공인하는 전시회 Art Capital - 4 Salons <Le Salon>에 입선되어 그 전시 기간 중 나의 평생 프로젝트인 <오늘을 사는 한국인>의 취재 및 영어 통역 목적으로 가게 되었다.

우선 세계적인 전시를 프랑스 현지에서 볼 수 있는 기회와 파리를 기록 할 수 있는 기회까지 덤으로 얻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는 줌렌즈보다 단초점렌즈를 선호한다. 한 자리에서 앵글을 변화시켜 화면을 구성하는 것 보다, 정해진 화각 안에서 움직이면서 최선의 구도와 찬스를 찾는 방법이 매력적이다.

 

 

 

 

 

 

 

 

 

 

 

 

 

 

 

 

 

이번에도 삼양테크 임용화 대표의 도움을 받았다.

삼양 옵틱스의 최신 AF의 깃털 같은 무게의 렌즈들로 무장했다.

SONY3S, SONY, SIGMA, SAMYANG 중 저렴한 가격과 정말 가벼운 특성의 후발 주자 SAMYANG 렌즈로 가방을 채웠다.

12mm MF, 18mm f1.8 AF, 24mm f1.8 AF, 45mm f1.8 AF, 75mm f1.8 AF, 135mm f1.8 AF, 그리고 가벼운 크롭 바디 SONY A6400이 같이했다.

크롭바디에서는 표준인 35mm는 한정된 공간에 렌즈를 넣다 보니 희생됐다.

18mm 145g. 24mm 230g, 45mm 162g, 75mm 230g, 135mm 772g, 소니 A6400 403g, 모두 합쳐 1,539g. 1,5kg 조금 넘는다. 밝기와 화각의 한계가 있는 24-70mm를 장착한 니콘 D850의 무게가 2kg가 넘는 것을 생각하면 여행 사진으로는 최적의 선택이다.

물론 줌 렌즈는 편리한 점도 있지만 나는 단초점렌즈의 장점을 즐긴다.

소매치기가 있고 길거리에 강아지똥이 여기저기 눈에 띄어도 파리는 선진국이다. 아름다운 건축물들로 조화를 이룬 시내의 경관과 시설물들, 시민들의 안정되고 여유로운 표정들과 이웃한 유럽 각국, 미주 등에서 온 수준 높은 관광객들은 이곳이 파리임을 실감케 한다.

지하철을 제외하고는 일반 거리나 상점 등에서 별로 위험을 느껴보지 못했다. 불어를 못하는 나에게도 오히려 친절히 영어로 대화해 주고 안내도 해 준다.

140여 년 전의 인간 구조물의 경이인 에펠탑은 기계공학도였던 나에게 경외감을 주었다.

크롭 바디에서 12mm는 대략 18mm, 18mm28mm, 24mm35mm, 45mm73mm, 75mm105mm, 135mm200mm 역할을 한다. 거리 스냅이나 전시장에서는 주로 18mm24mm를 사용했다. 인물 근접촬영은 45mm75mm가 역시 적격이다.

가장 무겁고 드물게 사용했지만 135mm는 없어서는 안 되는 렌즈이다. 135mm는 박력 있고 웅장한 느낌의 이미지 제작에 적격인 장 망원 렌즈이다. 장망원에 f1.8이라는 구성은 극단의 좁은 심도로 환상의 보케와 입체감 있는 영상을 만들어 준다. 물론 개방인 F1.8에서도 선명도나 콘트라스트를 잃지 않는다.

단초점렌즈는 부피가 작고 가볍다는 장점 외에도 좋은 화질을 선사하고 화면 구성과 촬영 대상의 의미를 더욱 숙지하게 한다는 특장점이 있다. 주어진 화각 안에서 내가 왜 찍어야 하는가,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가에 더욱 집중하고 연구하게 되는 것이다.

화질이나 견고성 AF속도에서 세계적인 유튜버나 렌즈 리뷰어가 인정하는 삼양 렌즈이지만 과거 수동렌즈들은 좀 무거운 편이었다. 하지만 이 6개의 렌즈들은 정말 가볍고 나무랄 데 없는 화질에 신뢰할 수 있는 자동 초점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삼양렌즈를 써 온 이래로 항상 나에게 신뢰를 주는 SAMYANG 12mm f2.0 MF 렌즈는 신형인 AF도 있지만, 초광각인 이 SAMYANG 12mm f2.0 MF 렌즈는 초점을 대충 맞추어도 되는 초 광각 렌즈로 수동이 더 편리하다. 높을 에펠탑을 근거리에서 표현할 때는 12mm가 적격이다.

파리시의 고건축물들과 수평으로 뜨고 지는 노을, 그림자들이 사진가를 부른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지나가는 사람 누구라도 성의를 다해 포즈를 취해준다. 낙조가 드리운 붉은 와인 잔의 긴 그림자는 카메라 렌즈로 가까이 가기 전에 카페의 빈자리부터 찾게 한다. 과연 파리는 스트리트 포토의 낙원이다.

10일이라는 짧은 시일 동안 전시장 주변과 에펠탑 주변만을 왔다 갔다 한 나로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기회가 된다면 관광 도시 파리가 아닌 사람 사는 도시 파리를 내 나름의 화각으로 기록해보고 싶다.

 

렌즈제공: 삼양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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