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와공간 갤러리 “관계” 展
무늬와공간 갤러리 “관계”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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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1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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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김연화 이미경 3인전
무늬와공간 갤러리
: 2023 10.12. (목) - 10. 25 (수) (공휴일 휴무)

김동식 김연화 이미경 작가의 3인전이 10월12일부터 25일까지 교대역 5번 출구 앞 인앤인빌딩 8층 ‘무늬와 공간’ 갤러리에서 개최됩니다. 번 전시에서 김동식 작가는 이미경 작가는 단조로운 무채색을 통헤 미래에 비쳐칠 현 시대의 기억을 보여주고 있고, 손은영 작가는 화사하고 몽환적인 다양한 색깔과 오브제들을 이용하여 현 시대에 마음 속에 떠오르는 과거의 단편들을 보여줍니다. 부디 관객분들은 여유있게 한 점, 한 점 오가며, 두 작가님들의 무채색과 유채색의 향연을 통해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를 넘나들며 깊은 상상 속에 깊이 빠져들기 바랍니다. 

9월 16일 오후 3시부터 두 작가님들과의 대화 행사가 있습니다 참가를 원하시는 분들은 위 갤러리 전화나 이메일로 미리 신청해 주십시오. (선착순. 02-588-2281, bonebank@hitel.net)

 

 상상과 기억의 관계물들 >            

무늬와공간 대표 임창준

김동식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가상세계의 프로그램에서 아주 작은 에러가 발생해 우리가 시뮬레이션의 세계와는 다른 세계를 본다는 가정을 해보았습니다. 이 세계에서는 지금처럼 모든 사물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작가는 “0.오””(0.5초) 시리즈에서 카메라 렌즈의 셔터 스피드를 1/2”로 맞추고 보이는 세상을 그대로 담았는데 이번에는 물에 비친 건물의 반영들과 식물, 인물 사진을 선보입니다.

김연화 작가는 일상생활에서 쓰다가 버려지는 물건들을 사용해서 조형물믈 구성하는 아상블라주 기법으로 새로운 정물사진을 만들어 선보입니다. 버려졌던 건축 폐기물들은 작가의 손길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되었으며, 꿈과 상상적 매개체로 도약합니다. 평소 전혀 관계가 없었던 폐기물들은 서로 어울려 조화로은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조형물이 탄생하였습니다. 이 작업들을 보다 보면, 버려진 물건을 수집하여 생명을 불어넣어 사물을 쓰임이 아닌 존재로 여김으로써 우리의 정신적 물질적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사상을 예술창작 과정과 생활 속에서 실천했던, 작고하신 성찬경 작가의 <물질과 물권> 전시가 떠오릅니다.

이미경 작가는 수험생활을 마치고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과 공동작업을 하여 <꿈의 조각>을 완성하였습니다. 애증과 애정이 교차하는 과목의 문제집들을 찢어 넓은 캔버스에 옮겨왔습니다. 학생들이 ‘국·수’와 ‘영·국’이란 이름으로 지은 작품에 빛을 비춰 그들이 풀어낸 감정의 실타래들이 보여준 파편에 공감과 응원을 담아 촬영하였습니다.

조선시대에 ‘책거리’ 풍습에서 학동들이 한권의 책을 끝낼 때마다 꽉 채워진 지식을 상징하는 송편을 나누어 먹었던 것처럼, 본인들의 모든 감정을 풀어내는 의식과 같은 퍼포먼스를 행한 후 아이들과 함께 만든 작업들은 감정의 해소로 허기진 영혼을 위로해주고, 그동안 열심히 달려온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사제 간의 ‘책거리’ 행위입니다. 합격의 기쁨 뒤에 숨어 있는 아쉬움과 허탈한 감정을 해소하고, 앞으로 성인기의 삶을 자신 있게 도전하기를 응원하는 작업으로 애틋한 사제간의 관계를 느끼게 합니다.

이번 삼인전은 관객들에게 유채색의 화면들을 통해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를 넘나들며 여러 가지 관계에 대한 상상을 해보게 합니다.

 0.5 seconds ( 0.오” )

김동식

김동식  빌딩반영2
김동식  빌딩반영3

우리가 사는 현실이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가상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영화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는 네오에게 이렇게 말한다 “매트릭스는 컴퓨터가 만든 꿈의 세계야. 매트릭스는 모든 곳에 있어. 우리 주위의 모든 곳에. 매트릭스란 통제이며 인간이 자기가 노예라는 진실을 못 보도록 눈을 가리는 세계야”.

영국 닉 보스트롬 교수는 ‘문명이 발전함에 따라 인공의식이 구축한 수십, 수백억 개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안의 개체들은 그들이 시뮬레이션 안에 있다고 눈치채지 못할 것이며 그들이 “실세계”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생활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우주가 단 하나의 실세계가 아닌 “우리가 실세계라고 여기는” 수백억 개의 시뮬레이션 세계 중의 하나일 확률이 월등히 높다고 말하고 있다. 과연 우리 인류가 살고 있는 이 우주는 단 하나의 세계일까, 아니면 무한개의 시뮬레이션 우주 중의 하나일까? 또 우리가 시뮬레이션 우주속에 살고 있다면, 우리 세상 너머에는 어떤 세계가 펼쳐져 있을까?

이 시뮬레이션 우주관은 보드리야르가 이야기하는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의 개념과 많이 닮아있다. 우리가 지금 찍고 있는 사진들은 보드리야르가 얘기하듯 모두가 시뮬라크르의 복사가 아닐까? 전통적인 시뮬라크르는 단순히 복제물이었지만, 현대사회의 시뮬라크르는 오히려 원본을 압도하며, 오히려 그 원본이 시뮬라크르의 이미지를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즉 처음에는 컴퓨터가 우리 세계를 모방해 프로그래밍된 세계를 만들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우리 세계보다 더 뛰어난 시뮬레이션의 세계를 만들어 그 속에서 사는 우리가 무엇이 진짜인지를 모르고 살아가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가 진짜가 아닌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면 우리의 실세계 (원본)은 어떤 모습일까? 이 지점에서 나는 진짜와 허구의 본질을 생각하게 된다. 과연 진짜는 좋은 것이고 가짜는 나쁜 것일지,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진짜는 무엇일까, 진짜는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컴퓨터 시뮬레이션 세계에 살고 있다면 진짜가 무엇인지를 모르는데 어떻게 이 허구를 넘어 진짜를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내 작업의 출발이다. 만약 우리가 매트릭스 영화에서처럼 잘 프로그래밍 된 가상세계에서 살고 있다면 모든 프로그램은 항상 버그나 에러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래서 영화 매트릭스에서도 100년마다 프로그램의 리셋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가상세계의 프로그램에서 아주 작은 에러가 발생해 우리가 시뮬레이션의 세계와는 다른 세계를 본다는 가정을 해봤다. 이 세계에서는 지금처럼 모든 사물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이를 사진으로 재현해보고 싶었다. 카메라 렌즈의 셔터 스피드를 1/2”로 맞추고 보이는 세상을 그대로 담아보고 싶었다. 그러한 작업의 결과가 나의 “0.오””이다. 앞으로 계속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이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사물의 관계                                           

김연화

김연화
김연화

건축폐기물과 자재들 시간을 나타내는 오브제들 일상생활에서 쓰다가 버려지는 물건들 조형적으로 쌓는 형식으로 구축함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동시대성이 담긴 현재적 시대상황의 오브제를 통해 정물 사진으로 아상블라주 하였다. 아상블라주란 여러가지 사물을 사용해서 조형물믈 구성하는 기법(오브제가 중추적 요소임)이며, 기억,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작화되었다. 앙드레 브르통은 기억,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작화 예정중임

앙드레 브르통은 “대량생산되는 오브제들이 너무나 흔해져서 경제적 가치가 떨어지는 순간이 바로 꿈과 상상적 매개체로 도약하는 순간이라고 보았다"

 

 

 

 

 

 

 

 

<꿈의 조각> The sculpture of dreams_1920                          

이미경

본 작업은 수험생활을 마치고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과의 공동작업이다.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규정하였다. 19세는 청소년기와 성인기의 경계에 있는 나이로, 가장 높은 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에 직면하게 된다. 단계적으로 영유아기의 생리와 안정적인 욕구에서 벗어나 사회화과정을 거치며 원하는 대학입학을 통해 자아실현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 이러한 욕구가 충족된 학생들이 겪었을 환희와 기쁨 그리고 상반된 아쉬움과 허탈함을 캔버스에 콜라주하였다. 수험생활의 걸림돌이었거나 성취의 대상이었던 과목의 문제집을 선택해 찢거나 붙이는 방법을 통해 모든 감정을 해소하고, 다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그들은 한다.

이미경
이미경

애증과 애정이 교차하는 과목의 문제집을 찢어 넓은 캔버스에 옮겨온 완성된 형상의 작품은 밤하늘의 별을 표현하기도 혹은 멈춰버리거나 퇴색되어버린 화석으로 표현되었다. 학생들이 ‘국·수’와 ‘영·국’이란 이름으로 지은 작품에 빛을 비춰 그들이 풀어낸 감정의 실타래들이 보여준 파편에 공감과 응원을 담아 촬영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책거리’라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학동들이 열심히 한권의 책을 끝낼 때마다 꽉 채워진 지식을 상징하는 송편을 나누어 먹었다고 전해진다. 본인들의 모든 감정을 풀어내는 의식과 같은 퍼포먼스를 행한 후 아이들과 나눠 먹은 음식은 감정의 해소로 허기진 영혼을 위로해주고, 그동안 열심히 달려온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책거리’와 같았다.

<꿈의 조각-1920>은 합격의 기쁨 뒤에 숨어 있는 아쉬움과 허탈한 감정을 해소하고, 앞으로 성인기의 삶을 자신 있게 도전하기를 응원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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